◇이슬람/로베르토 만치니 외 지음 김영경 옮김 127쪽
◇이집트 사람들/렌초 로시 지음 서정민 옮김 123쪽
사계절출판사가 내놓은 청소년용 인문교양 시리즈 ‘브라보’의 첫 세 권. 이탈리아의 출판기획집단 ‘도지스파’가 기획해 몬다도리출판사에서 2002년부터 발간해 왔으며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도 번역됐다.
1권인 ‘르네상스의 세 거장’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르네상스 미술의 전성기를 이끈 세 화가를 통해 르네상스 예술의 전모와 당대 사회문화를 설명한 책. 2권 ‘이슬람’은 무하마드 출현 이전의 아랍부터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팔레스타인 문제, 사담 후세인에 이르기까지 이슬람권의 역사 문화 종교를 개괄한다. 3권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강의 초기 거주자부터 아부 심벨 이후 이집트의 쇠락까지를 다루고 있다.
책의 외형은 각권 130여쪽을 넘지 않는 분량에 딱딱한 종이재질의 소프트커버로 싸인 문고판. 그러나 기존에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시공 디스커버리총서’나 ‘창해 ABC북’ 등 문고판 인문서와는 주제 설정의 범위가 사뭇 다르다. 첫 발간된 세 권 외에 앞으로 출간될 책들도 ‘동물의 행동’ ‘그리스 사람들’ ‘고전신화’ 등 주제가 넓다. 인문교양의 주요 개념에 처음 접근하는 청소년 독자들이 하나하나의 사건보다는 총체적인 면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폭을 넓혔기 때문이다.
‘청소년용’이란 배려는 책의 내부에서 더 잘 드러난다. 이 시리즈는 ‘그림책’으로도 분류가 가능할 정도. 도판이나 사진 일러스트레이션은 글에 따르는 부속물이 아니라 또 다른 글의 형식으로 적극적으로 사용됐다. 시리즈를 기획한 ‘도지스파’는 개념을 설명할 사진이나 옛 그림 자료를 구할 수 없을 경우 일러스트레이션을 새로 그렸다.
2권 ‘이슬람’에서 모스크에 대해 기술한 대목을 보자. 글로 된 설명은 ‘초창기 모스크는 로마 병영의 광장과 비슷한 형태였으며, 전면에 기둥으로 지붕을 떠받친 공간이 메카를 향했다’는 정도다. 그러나 바로 옆 페이지 모스크의 안팎과 모스크에서 예배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 일러스트레이션에는 ‘미나레트는 신자들에게 예배시간을 알릴 때 소리가 좀 더 멀리까지 들리도록 하기 위해 만든 첨탑이다’ ‘예배를 올리기 전 신자들은 손발을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하기 때문에 모스크에는 분수가 있다’ ‘예배를 이끄는 종교지도자(이맘)는 절대 설교단인 민바르의 맨 꼭대기에 올라서지 않는다. 예언자가 설교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등 상당한 수준의 정보가 사진설명 형식으로 씌어 있다.
‘이슬람’의 번역자이자 책 내용을 감수한 김영경 교수(한일장신대)는 “얼핏 글이 적어보이지만 일러스트레이션에 압축된 정보가 많아 각 장이 작은 사전에 해당되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색인이 잘 정리된 것도 ‘학습용’으로 이 책이 지닌 장점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읽을 만하다. 각 권 8000원.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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