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인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대표작 ‘사랑의 묘약’을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30일∼11월 2일.
‘사랑의 묘약’은 테너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로 친숙한 작품. 조금은 구슬프게 들리는 이 아리아는 이 오페라에서 색조가 유일하게 어두운 부분이다. 스페인 바스크가 배경인 ‘사랑의 묘약’은 처음부터 끝까지 밝고 명랑하다. 돌팔이 약장수의 악의 없는 거짓말이 그렇고 또한 여기에 속아 넘어가는 남주인공 네모리노의 순진함이 그렇듯 멜로디와 리듬, 관현악의 색채도 시종일관 찬란하리만큼 밝다. 국립오페라단측이 내세운 공연의 초점 역시 ‘밝음’.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페니체 극장과 베로나 필라르모니코 극장 등에서 활동해온 무대 및 의상 디자이너 리비아노 달 포초가 따스한 가을 햇살이 흐르는 밝은 무대를 선보인다. 연출자인 울리세 산티키는 최근 호평을 받은 베르디 ‘시몬 보카네그라’, 푸치니 ‘투란도트’에서 국립오페라단과 호흡을 맞춰온 인물.
이번 공연에서 주역인 젊은 처녀 지주 아디나역은 소프라노 오미선과 알바니아 출신 소프라노 오리아나 크루테시가, 네모리노역은 테너 이영화와 콜롬비아 출신의 후앙 호세 로페라가 번갈아 맡는다. 특별 이벤트도 준비됐다. 국립오페라단측은 관객 중 80명을 추첨해 포도주 한 병씩을 선사한다고 밝혔다. 돌팔이 약장수가 돈을 받고 넘겨준 ‘묘약’이란 실제로는 포도주였던 것. 네모리노가 묘약을 마신 뒤 ‘벌써 기분이 다르다’고 노래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30, 31일 공연 오후 7시반, 주말인 11월 1, 2일 공연은 4시. 2만∼12만원. 02-586-5282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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