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 이야기]수험생 ‘가벼운 몸풀기’ 도움

  • 입력 2003년 10월 26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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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능시험을 앞두고 진료실을 찾는 학부모가 부쩍 늘었다. 큰 시험을 앞두고 지칠 대로 지친 수험생의 육체적 건강도 문제다. 그러나 그보다는 심적 불안으로 고통을 받는 수험생이 더 많은 듯 하다. 삼수생 자녀를 가진 한 부모의 하소연이다.

“시험이 코앞에 닥치니까 아이가 다시 안절부절못해요. 평소 성적은 괜찮은 편인데 시험장에만 들어서면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대요. 선생님. 어떻게 해야죠?”

평소 실력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고 실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긴장을 풀기 위해 청심환을 먹고 들어가기도 하지만 오히려 머리가 멍해지면서 잠만 온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인생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큰 시험인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망치게 된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한방에서는 극도의 긴장이나 불안증을 나타나는 증세에 따라 분류해 처방한다. 첫째, 두통과 가슴답답증(흉민·胸悶),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는 기체(氣滯), 기울(氣鬱)로 인한 경우다. 이럴 때는 기를 순하고 잘 통하게 하기 위해 향부자, 목향 등의 약재가 들어가는 ‘목향조기산(木香調氣散)’, ‘승양순기탕(升揚順氣湯)’ 등을 처방한다.

둘째, 평소에도 소심하고 늘 불안해하며 원인도 없이 두근거림이 심한 ‘심담허겁(心膽虛怯)’의 경우다. 이럴 때는 심장을 편안하고 안정되게 해 주는 반하(半夏), 죽여(竹茹) 등을 원료로 한 ‘온담탕(溫膽湯)’을 사용한다.

만약 심할 정도의 긴장과 불안이 아니라면 가벼운 두통, 눈피로, 소화불량 등을 동반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매일 가볍게 몸풀기를 해 주도록 한다.

이와 함께 감국(甘菊), 석창포(石菖蒲), 맥문동(麥門冬) 등으로 차를 끓여 마시거나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 사이를 지나는 선과 손바닥 안쪽 손목선이 만나는 지점인 ‘신문(神門)’혈을 지그시 눌러 주면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된다.

최은우 서울 홍제동 가정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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