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스피커’의 작가 이창래(38·프린스턴대 인문학 및 창작과정 교수)가 내년 3월 펭귄출판사 계열의 리버헤드북스에서 내놓을 소설 ‘얼로프트(aloft)’는 이미 아마존에서 예약 판매되고 있다. ‘얼로프트’는 60세 미국인 남성이 한국인 부인과 사별한 뒤 그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녀와 살아가는 이야기.
해외동포 작가들의 활약은 이제 ‘동포애 차원의 관심’을 넘어 세계적인 뉴스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임헌영 회장(62·중앙대 교수)이 지적하듯 한국 유이민(流移民) 역사가 1세기를 넘고 이민자 수도 700만명에 이르지만 해외동포 문인에 대한 전문적 접근이나 총체적 연구는 지금껏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문학평론가협회가 ‘해외동포 문학선집’ 전 50권을 발간하기로 해 관심을 모은다. 이 협회 이사인 장영우 동국대 교수는 “선집 발간을 통해 그간 등한시했던 해외동포 문학을 한국문학 영역에 포함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26일 열린 첫 준비모임에서 홍정선(인하대) 이명재(중앙대) 김종회 교수(경희대) 등은 해외동포 문학의 범주를 정하기 위해 동포 작가들의 △국적 및 거주지 △사용 언어 △등단 기준 △장르 등을 우선 논의키로 했다.
일단 큰 틀로 합의된 사항은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동포 작가의 거주 국가별로 묶되 해방 전후의 시기별로 나눠 정리한다는 것. 또 민족사 증언의 의미나, 자료 정리에 무게를 두어 실록이나 수기 등도 선집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한국어와 외국어로 씌어진 작품 모두를 검토하되 외국어로 된 경우 번역해서 싣기로 했다.
협회는 전체 50권 가운데 1차분으로 해방 이전에 발표된 중국동포 작가의 작품들을 묶어 내년 초 3권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협회측은 자료조사차 다음달 중순 중국 옌지(延吉)지역을 방문한다.
임 회장은 “ ‘고향상실’ 혹은 ‘망각’이 중요기호가 되는 노마드(유목민)시대에 이들의 문학은 미학적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며 그 잠재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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