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운찬 총장, 연세대 김우식 총장 등 음악애호가들과 피아니스트인 이화여대 장혜원 교수 등의 모습이 보였다. 박 회장이 폴란드의 세계적 작곡가인 크리슈토프 팬데레츠키를 손님들에게 소개했다. 팬데레츠키는 1991년 교향곡 5번 ‘코리아’를 발표한 음악계의 ‘친한파’. 이어 영국 길드홀 음대에 재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옥(21)이 소개됐다. 5년 전인 16세 때 서울바로크합주단과 브루흐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을 예술의 전당에서 협연해 뚜렷한 인상을 남긴 연주자였다.
이날 김소옥은 엘가의 소나타와 이자이의 무반주 소나타 3번을 연주했다. 연주가 끝나자 팬데레츠키는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그를 격려했다. “테크닉이나 해석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경지다.”
이날 연주는 신예 발굴에 남다른 감식안을 갖고 있기로 소문난 박 회장이 김소옥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팬데레츠키는 자신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카잘스 음악제 등을 통해 김소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즉석에서 약속했다. 박 회장은 팬데레츠키에게 평생무료항공권 등을 제공하겠다고 화답했다.
“언제 김소옥씨 연주를 처음 들으셨나요?” “4월 서울시향 협연 때 단 한번 들었어요. 말할 것도 없이 잘하던데 뭘….”
말수가 적은 박 회장은 빙그레 미소 지었다. 신동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등을 어린시절부터 지원 육성해 온 그가 다시 한번 ‘사람에 대한 큰 투자’를 성사시킨 날이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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