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종묘를 찾았다. 종묘는 조선시대의 역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엄숙한 곳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정전과 영녕전 앞에서 고개를 숙인 뒤 오솔길을 따라 걷는데 시끄러운 유행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장중한 종묘의 분위기를 깨는 소음이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음악이 나오는 곳으로 가보니 종묘 앞에 있는 종묘공원에서 노인들이 밴드에 맞춰 노래자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갈 곳과 모일 곳이 별로 없는 노인들이 공원에 모여 즐기는 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역대 왕들의 얼이 서린 소중한 장소 종묘의 분위기를 해치는 소음만은 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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