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처럼 위장병을 많이 앓는 이유는 뭘까? 이는 한반도의 위치를 음양오행으로 풀어보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한반도는 팔괘(八卦) 원리에 의해 동북 간(艮) 방에 속하며, 오행 중 목(木)의 기운이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표현 역시 목의 기운을 잘 설명해준다. 목은 시간으로는 아침이며, 방위로는 동쪽에 속하기 때문이다. 역사상 금(金) 기운이 강한 해에 우리나라는 어김없이 외국의 침탈이나 전쟁, 경제난 등과 같은 흉운을 겪었다. 이는 금의 기운이 목의 기운을 누르는 금극목(金剋木)에서 비롯된 것이다.
목의 본성은 ‘인(仁)’으로 어질고 착하면서도, 쉽게 성을 내는 등 급한 기질을 갖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에 비해 성질이 급하고 자주 화를 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는 오장육부 중 간장의 기운이기도 하다.
문제는 목에 속하는 간장이 스트레스와 분노를 자주 일으키면 목극토(木剋土·목이 토의 자양분을 빼앗음)에 의해 토(土)에 속하는 위장이 상하게 된다는 점이다. 스트레스가 소화기 질환의 원인이 되어 위장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궤양이나 암 등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치 때문이다.
흔히 ‘신경성’으로 치부되는 위장 질환에는 약이 별로 도움되지 않는다. 약보다는 목의 본성인 ‘어진’ 덕목에 따라 온화한 성격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
한편 토 기운의 지배를 받는 위장은 인체에서 살(肉)을 주관한다. 그래서 살이 두껍고 많으면 위장이 크고 두꺼우며, 살이 얇고 적으면 위장 역시 작고 작은 편이다. 또 살이 많은 비만형은 위장 운동이 활발해 대체로 몸에서 열이 많이 나는 체질이기 쉽다.
토의 본성은 믿음(信)으로 의심이 없고 진실함을 의미하지만, 그 속성은 불신과 의심, 근심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체로 위장이 너무 크고 실하거나 반대로 위장이 너무 작고 허할 경우 근심 불신 등 토의 속성이 드러나게 된다.
몇 해 전 38세의 미혼여성이 찾아온 적이 있다. 전형적인 비만형에 열이 많은 체질인 그녀는 토의 기운이 너무 강해 ‘앉은 자리의 방바닥이 무너지지 않는지’ 근심할 정도로 쓸데없는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미 위암 초기 단계였다. 그녀는 또 지나치게 강한 토의 기운 때문에 수 기운의 지배를 받는 신장까지 상해 치매를 앓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토에 속하는 위장이 크고 실한 사람은 목의 기운이 유행하는 천지 기운을 지속적으로 만나면 건강해지고 운세도 매우 좋아지지만, 화(火)와 토가 유행하는 기운을 만나면 오히려 균형이 깨져 건강과 운세를 상하게 된다.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는 토 기운이 강한 때에 태어나 목의 기운을 만나 건강이나 운세가 좋아진 대표적인 인물이다.
반대로 위장이 작고 허약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토나 토 기운을 돋워주는 화 기운을 만나면 건강과 운세가 길해지나, 토 기운을 억누르는 목 기운을 만나면 흉해진다. 위장이 허약했지만 화 기운을 만나 운세가 좋았던 인물로는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을 들 수 있다.
인체는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발달하거나 너무 허약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토 기운이 강해 위장이 실하고 열이 많은 체질은 토 기운을 배출하는 매운 맛이나 짠맛 나는 음식을 섭취하면 몸에 이롭다. 위가 작고 허약한 사람은 토 기운에 속하는 단맛 나는 음식이 좋다. 단 위장 운동이 좋지 못해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는 사람은 찹쌀, 쇠고기, 노란 콩, 두부, 된장, 시금치, 미나리, 단감, 양배추, 홍당무 등을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이렇게 섭생 관리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건강이나 운세가 좋아진다는 것이 ‘의명학(醫命學)’의 핵심 이론이다.
정경대 국제의명연구원 원장·세명대 한의과 겸임교수
www.imfa21.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