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낡은 일기장 같은 일상 풍경…흑백사진 작가 임영균

  • 입력 2003년 10월 30일 17시 52분


임영균 작 ‘해남’(1999). 남도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나무 찻잔이 명상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임영균 작 ‘해남’(1999). 남도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나무 찻잔이 명상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온갖 첨단기법과 디지털 하드웨어가 동원되는 현대 사진계에서 30년 동안 수동카메라와 흑백사진만을 고집해 온 ‘아날로그형’ 사진작가 임영균씨가 사진전 ‘일상의 풍경과 그 이후’전을 연다.

찻잔, 화분, 담배, 재떨이, 밥그릇에 절반 쯤 담긴 밥, 창가의 화분, 테이블에 놓인 빈 접시, 길거리 표지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까지 생활 속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때로는 작가 자신의 흐릿한 실루엣을 그대로 찍었다. 작가는 마치 일기를 쓰듯 일상의 풍경을 카메라로 기록해 나간다고 말한다.

그의 사진은 명상적인 평온과 시적인 사유를 전해주는 것이 특징. 한때 출가(出家)를 꿈꾸기도 했다는 작가는 “일상의 작은 순간순간이 곧 ‘필연’이라고 믿고 있다”며 “사진작업을 통해 사물이나 풍경과 하나 됨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작가는 최근 도쿄, 상하이 등에서 잇달아 개인전을 열었다. 올 상반기에는 독일 뮌스터와 올덴부르크, 글뤽슈타트 시립미술관에서 ‘인연(Destiny)’을 제목으로 순회전을 가져 호평 받았다. 11월5∼14일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 02-544-8481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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