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화분, 담배, 재떨이, 밥그릇에 절반 쯤 담긴 밥, 창가의 화분, 테이블에 놓인 빈 접시, 길거리 표지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까지 생활 속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때로는 작가 자신의 흐릿한 실루엣을 그대로 찍었다. 작가는 마치 일기를 쓰듯 일상의 풍경을 카메라로 기록해 나간다고 말한다.
그의 사진은 명상적인 평온과 시적인 사유를 전해주는 것이 특징. 한때 출가(出家)를 꿈꾸기도 했다는 작가는 “일상의 작은 순간순간이 곧 ‘필연’이라고 믿고 있다”며 “사진작업을 통해 사물이나 풍경과 하나 됨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작가는 최근 도쿄, 상하이 등에서 잇달아 개인전을 열었다. 올 상반기에는 독일 뮌스터와 올덴부르크, 글뤽슈타트 시립미술관에서 ‘인연(Destiny)’을 제목으로 순회전을 가져 호평 받았다. 11월5∼14일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 02-544-8481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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