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3집내고 연기-MC-학업-가수 1인4역 성시경

  • 입력 2003년 11월 9일 17시 16분


가수 성시경(사진)은 하루 25시간을 산다.

SBS 드라마 ‘때려’에서 광고기획사 사장, MBC ‘음악캠프’의 MC,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반, 여기에 가수활동까지 1인 4역이다. 그러다보니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3집 ‘더블 라이프: 디 아더 사이드’를 발표했는데도 이렇다할 무대를 마련하지 못한 게 그로서는 가장 아쉽다. 그는 ‘음악캠프’에서 한 차례 3집의 타이틀곡 ‘차마’를 불렀을 뿐, 다른 일정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게다가 이번 학기에 졸업하지 못하면 군 입대를 해야 할 처지여서 학교 수업도 빠트릴 수 없다.

그런데도 새 음반은 14만장이 나갔다. 홍보활동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정팬 층이 그만큼 두텁다는 증거다.

‘차마’는 호흡을 내뱉는 창법이 이전과 다를 뿐, 특유의 애절하면서도 온기 있는 성시경 류 발라드의 감성은 여전하다. 다른 노래들도 그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성시경은 “팬들이 크게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발라드의 스펙트럼 내에서 라틴리듬과 재즈를 접목시키는 등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차마’에 대해 작곡가 김형석은 “문득 떠오른 악상을 한시간만에 악보로 옮겼고 녹음도 하루 만에 끝냈다. 그만큼 확신이 서서 발매를 코앞에 두고 타이틀곡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음반 수록곡 ‘외워 두세요’는 담백한 피아노와 보컬의 조응이 돋보이며, 성시경이 직접 작곡한 ‘키스할까요’는 라틴 리듬의 흥겨움과 단아한 멜로디가 흥미롭다. 또 ‘10월에 눈이 내리면’은 매년 10월말에 열리는 콘서트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을 염두에 두고 부른 노래다.

성시경은 데뷔한 지 3년 남짓. 데뷔하자마자 정상에 올랐다. 그는 “쉴 새 없이 달리는 동안 주목은 받았지만 나의 성장은 멈춘 것 같다”며 “노래가 선배들처럼 ‘맛’을 내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연예계에서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지만 나쁜 꼴도 많이 봤어요. 연예인을 오래하고 싶지는 않아요. 노래를 계속 하겠지만, 군대 갔다 오면 사업 등 다른 일을 할 겁니다.”

그는 12월말부터 전국 순회공연에 들어간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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