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조직에 쫓기는 조직 폭력배 홍곤봉(이종원), 의료 사고로 감옥에 갔다온 의사 백세주(김보성), 간 질환에 시달린 끝에 자살을 기도하는 명품중독자 이재림(조윤희)이 우연히 만나 동거한다. 인생 막장에 몰린 이들 3인조는 곤봉을 쫓는 조폭에 함께 맞서면서 상실했던 휴머니티를 되찾는다.
“제가 바늘을 꼽겠습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집니다”하며 인간적 고뇌를 짊어진 의사에 도전한 김보성은 섬세함과 내면의 표현이 부족해 아직 그의 연기가 ‘의리’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조직폭력배로 등장한 이종원은 판에 박힌 설정임에도 더러운 운명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절박함을 인상적으로 풀어냈다.
홍수환과 안문숙의 깜짝 출연이 흥밋거리다.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이 폭력배 두목으로 등장하고, 탤런트 안문숙은 아랫배에 털이 수북하고 성에 굶주린 카페 여주인으로 나와 “오우, 예.”를 연발한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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