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고재 화랑은 20일부터 12월2일까지 이 화랑의 인사동 화랑 재 개관을 기념해 여는 '유희삼매-선비의 예술과 선비취미' 전에 이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구학첩'은 겸재가 62세 때 그린 충북 단양의 풍경 '봉서정' '삼도담' '하선암' 등 세 점과 정선의 절친한 친구였던 관아재 조영석(觀我齋 趙榮e?의 발문이 담겨 있는 화집으로 '구학'은 '산수'라는 뜻.
이번 전시를 기획한 명지대 유홍준 교수(미술사)는 "이번에 발굴된 정선의 그림은 대가의 가장 무르익은 시점의 작품이며 특히 겸재의 '진경산수'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관아재의 발문 원문이 함께 나왔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획기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술타니에 풍경'은 1700~1705년 사이 암스테르담에서 제작된 동판화로 영 정조시절 의관(醫官)이면서 서화 수장가였던 석농 김광국(石農 金光國·1727~1797)이 자신의 소장품을 묶어 만든 화첩에 포함된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가 이번에 발굴 공개됐다.
명지대 이태호 교수(미술사)는 "그동안 미술사학계에서는 소현세자(昭顯世子)가 1644년 북경에서 귀국할 때 선교사 아담 샬로부터 받은 그림, '천주상'을 서양미술이 조선에 수입된 첫 사례로 꼽았지만 전해지지 않는다"며 "'술타니에 풍경'은 '천주상'보다 제작연도는 늦지만 현존 수입 서양화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밝혔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