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서비스-충성고객-개발속도가 수익창출의 축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7시 22분


◇수익경영의 달인/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지음 손원재 옮김

/327쪽 1만3000원 세종서적

경영에서 수익처럼 매력적인 단어가 있을까? 대기업의 경영자나 동네 구멍가게 주인이나 자신의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일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수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은 있지만, 정작 수익모델 자체를 설명해주는 책은 드물었다. 이 책은 수익 창출의 비밀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 게다가 저자가 자신의 오랜 현장 경험과 글 솜씨를 접목시켜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소설 형식으로 글을 전개하고 있어 읽기도 편하다.

아마도 독자들이 이 책을 접하면서 느낄 수 있는 첫 번째 인상은 특정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 이렇게 다양한가 라는 점일 것이다. 저자는 무려 23가지의 제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수익모델을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그중에서는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제공하라, 차세대 제품 개발로 시장을 지배하라 등과 같이 독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수익모델도 있지만 독자들이 미처 간파하지 못했던 생소한 모델들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제품 피라미드 수익모델’은 GM이나 스와치, 노키아처럼 가격에 대해 서로 다른 기대와 태도를 가진 고객들에게 각기 다른 제품을 공급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이다. GM은 이미 1920년대에 고객에 따라 가장 낮은 가격의 시보레에서 최고 가격대의 캐딜락까지 다양한 제품 피라미드를 구축했다. 또한 스와치는 스위스 시계라고 하면 으레 고가의 고급 시계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고가뿐만 아니라 최저가의 시계를 출시함으로써 스위스 시계산업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처럼 저자가 제안하는 다양한 수익모델과 사례들을 읽으면서, ‘나의 사업은 과연 무슨 수익모델이며, 이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더욱 흥미진진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묘미는 23가지의 수익모델을 서로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이다. 각각의 수익모델은 서로 다른 수익 창출의 원천과 조건을 갖고 있다. 혹은 사업의 특징에 따라 적용할 수 없는 수익모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23가지 수익모델을 읽다 보면 수익을 창출하는 몇 가지 중심축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품, 서비스, 충성고객, 속도, 원가 등이 다양한 수익모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수익 창출의 중심축들이다.

예컨대 시간 수익모델, 신제품 수익모델, 전문제품 수익모델 등은 각기 다른 모델이지만 결국 제품 개발에서 승부가 나는 모델들이다. 다만 시간 수익모델의 경우는 인텔의 컴퓨터 칩과 같이 제품 개발의 속도에서 결판이 나는 반면, 전문제품 수익모델은 제약처럼 틈새시장을 지배하는 특수 제품을 만들어 오랜 기간 수익을 향유하는 경우이다.

수익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골라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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