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전시장에는 한국 근현대사 연작의 완결편 격인 길이 20여m 대작 ‘갑순이와 갑돌이’가 전시된다. 20호짜리를 16폭이나 이어 붙여 만든 작품 규모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 전시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던 그림이다.
제2전시장은 작가의 작품을 연대별, 매체별로 보여준다. 혈기왕성했던 대학시절의 ‘자화상’(1966년)에서부터 70년대 오브제와 콜라주 작품, 80년대 ‘한국 근현대사’ 연작, 90년대 계층문제를 다룬 작품, 9·11테러 이후 ‘오사마 빈 라덴’과 이라크 전을 소재로 한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나온다. 오브제와 콜라주, 설치, 포토 몽타주, 회화까지 다양하게 전시돼 작품기법의 변천과정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수더분한 촌부(村夫) 인상의 작가에게 회고전 소감을 묻자 “내 그림이 서툴기도 하고 요즘 사람들하고 많이 틀려 젊은이들이 어떻게 보아줄 지 걱정”이라는 겸사(謙辭)로 대신했다. 88년작 ‘모내기’ 그림이 우리 농촌을 가난하게 표현했다고 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3개월간 구치소 생활도 했던 그는 “전시 준비를 하면서 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러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02-760-4605∼8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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