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망받는 건축학자이면서도 우울증에 시달렸던 ‘우울의 늪을 건너는 법’(B3)의 저자는 우울증의 원인이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심오한 이유까지 다 모를 때는 일단 “햇볕이라도 넉넉히 쬐라”는 것이 체험적 조언입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일확천금’의 헛된 꿈을 꾸는 사람도 늘어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MIT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B2)는 좋은 머리를 헛된 곳에 쓴 미국 수재들의 이야기이자 견고한 시스템을 어떻게든 무너뜨리려는 오프라인 세계에서의 해커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정치경제적으로 블록화되어가는 세계. 그 블록 중 하나인 이른바 ‘동북아’ 3국, 한국 중국 일본을 ‘매화 문화권’으로 정의한 ‘매화’(B1) 저자들의 해석이 신선합니다. 3국의 옛 사람들이 두루 매화를 사랑했지만 그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동질성의 확인보다는 그 같음 안의 다른 점들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공존의 출발점일 것입니다.
겨울의 입구, 생의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매화에 물을 주어라”고 말한 퇴계 이황의 고즈넉한 마감을 떠올려 봅니다.
책의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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