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자의 눈에서 눈물이 넘쳐 입을 사람 없어진 한복 위로 떨어졌다. 작은할아버지는 돌아오지 않는다. 겨우 한 모금 물도 마시지 못하고, 아픔과 고통 속에서 돌아가셨다. 밤샘을 하는 사람도 향을 피우는 사람도 곡을 하는 사람도 없이 먼 나라의 산에 묻혀, 오직 혼자서 구더기와 개미에 시달리며 뼈가 되어…아이고, 세상에…우자는 턱이 목에 파고들 정도로 깊이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손에, 바늘에, 작은할아버지의 한복에… 아이고, 아이고.
“아들 이름이 뭐랍니까?” 어머니가 콧물을 훌쩍거리며 물었다. 어머니도 울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우는 얼굴을 보면 통곡을 할 것 같아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남선이라 합니다.”
“몇 살입니까?”
“열다섯입니다. 윤세주 동지를 꼭 닮았지예.”
“우리는 그 사촌동생도 아지매도 한 번도 못 만났는데… 만나볼 수 있을까예?”
“하소악 동지는 이래 말했습니다. ‘나는 대원들과 함께 움직이겠다. 그들만 남겨놓고 고향에 돌아갈 수는 없다. 남편도 그러길 바라고 있을 거다. 부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을 방패로 삼았고, 총을 맞고 쓰러져서도 자신은 괜찮으니까 부하의 안부를 확인하라, 부하를 위하여 도망가라고, 도망가서 끝까지 싸우라고 한 사람이다. 나와 남편은 이 세상과 저 세상으로 갈라졌지만, 남편의 뜻을 받들어 싸우는 한 우리는 한 몸이다. 구축왜노, 광복조국의 바람은 이루어졌지만, 타파계급, 평균지권의 길은 아직도 멀고 험하다. 양반은 여전히 양반이고 상놈은 여전히 상놈, 상놈 밑에는 백정이 있다. 강도 일본에게서 해방되기는 했지만, 조선 사람들은 진정 해방된 것이 아니다. 특권 계급을 타파하고, 특권 계급의 배를 살찌우기 위해 민중을 착취하는 계급 약탈 제도를 파괴하여, 모든 불평등, 부자연, 불합리가 조국에서 소멸될 때까지 나는 싸울 거다’ 라고 말입니다.”
글 유미리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