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천도(薦度) 굿인 ‘지노귀굿’과 ‘오구굿’으로 전승돼 온 설화를 시인의 감성으로 엮은, 어른과 청소년을 위한 동화.
불나국 오구대왕의 일곱 번째 공주가 태어난다. 아들을 기다리던 왕은 ‘버릴 것이니 바리공주라 지으라’고 하지만 어머니는 공주의 목숨이라도 구하고자 공주를 옥함에 넣어 국경에 있는 수미산에 버리게 한다.
“아버님께 신세지고 어머님 뱃속에서 열 달을 피를 받아 세상에 나왔으니 은공을 갚겠나이다.” 공주는 결국 죽을병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약수를 구해 온다.
사랑의 이름으로 죽음을 껴안고 산 사람의 상처를 씻기는, 강인하면서도 사려 깊은 우리 전통의 여성상을 복원해 낸다. 책을 쓴 시인은 “내 어머니도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불문율 때문에 아홉 번이나 산고를 치러야 했던 이”라고 고백한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