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나치 영웅 룸멜의 비극적인 선택

  • 입력 2003년 11월 28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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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구려. 꽃이 활짝 핀 나무, 초원, 그리고 햇빛…이 세상은 모든 사람에게 저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려. 세상을 만족시키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는 끝없이 많을 것이오.”

2차대전 당시 ‘사막의 여우’로 불렸던 롬멜이 독일로 소환되기 직전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편지의 한 구절입니다. 나치 정권의 영웅이었지만, 유대인 학살을 보며 “국가의 기본 토대는 정의여야 한다”고 고뇌해야 했던 그. 다원적인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느라 때로 자기분열을 일으키며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평전 ‘롬멜’(B2면)이 보여주는 비극적인 선택은 결코 멀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전직 게이샤가 고백하는 ‘게이샤’(B3면)는 늘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일본문화에 대해 얼마나 많은 몰이해가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한국인의 게이샤 이해 역시 푸치니의 ‘나비부인’에 그려진 서양인의 시선은 아니었을까요.

‘백악관 상황실’(B1면)은 모든 권력은 정보로부터 나온다는 고금의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줍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사실은 똑똑한 권력자들은 정보의 질을 가릴 줄 안다는 것입니다.

“문제의 저변에 있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도전적인 질문과 거친 비판이 가능하고 그 결과까지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다.”(아서 슐레징거 케네디 대통령 특보)

책의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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