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도’에서 나오는 사신(四神)이란 동쪽의 청룡(靑龍), 서쪽의 백호(白虎), 남쪽의 주작(朱雀), 북쪽의 현무(玄武) 등 동서남북 방위를 나타내고, 우주의 질서를 지배하는 상징적 동물을 가리킨다.
한국무용가 정승희씨(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2년 전부터 고구려 고분 벽화의 사신도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수집해 왔다. 2001년 여름 고구려의 옛 도읍인 중국 지안(集安)을 방문해 ‘사신도’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중국에 가기 전 책을 통해 밤낮 들여다 본 그림이지만, 막상 그 앞에 서서 봤을 때 느꼈던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과 힘…. 어떻게 춤으로 표현해야 할지 분명하게 감이 잡히더군요.”
‘사신도’에서 영감을 얻어 귀국한 그는 곧바로 안무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사신의 특성에 맞는 음악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영상-Images’를 만나게 됐다. ‘영상…’은 윤이상이 강서고분의 고구려 벽화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현대음악. 그는 플루트(현무), 오보에(청룡), 바이올린(주작), 첼로(백호)를 통해 사신을 표현했다.
‘Images-비천사신무’에서 현무는 무겁고 느리면서도 빠르게 땅에 기운을 불어넣고, 백호는 민첩하며 만물의 성장과 최화를 관장한다. 힘찬 청룡은 창조와 소멸의 힘을, 주작은 고고함과 화려함 속에 불(火)의 기운을 표현한다.
이번 공연에서 정씨는 옛 무덤에 담긴 우리 민족의 염원을 ‘그때, 그곳 고구려에서’ ‘비천사신무’ ‘이제, 이곳에서’ 등 여섯 장면으로 되살려 냈다. 선조들의 복식과 사신을 상징하는 움직임을 현대적 시각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 2만∼3만원. 02-2263-4680 20-2263-4680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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