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서]주성원/'캐츠'의 팬미팅

  • 입력 2003년 12월 12일 17시 57분


얼마 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단지 안에 설치된 천막극장 ‘빅탑 씨어터’에서 뮤지컬 ‘캐츠’ 공연이 끝난 시간, 50여명의 관객들이 기대 어린 표정으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잠시 후 ‘고양이 분장’을 말끔히 지운 한 외국인 배우가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 행사는 고양이 ‘럼 텀 터거’ 역을 맡은 호주 배우 대니얼 스콧이 팬들과 만나는 자리였다. 스콧은 팬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노래도 불러주었다. ‘캐츠’ 공연 관계자는 “스콧이 호주에서도 이런 ‘팬 미팅’ 행사를 가져본 적이 없어 꽤 흥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행사는 자정까지 이어졌다.

이날 ‘팬 미팅’은 팬들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진 행사. ‘캐츠’를 여러 차례 관람한 마니아팬들은 얼마 전부터 인터넷과 e메일을 통해 서로 연락하며 ‘럼 텀 터거’와의 만남을 추진했다. 진행 프로그램도 팬들이 짰고 사회도 한 팬이 봤다. 이들은 혼잡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팬 미팅 참석 인원을 선착순 50명으로 제한했다.

사회를 맡았던 대학생 임정은씨(24)는 “20번 넘게 캐츠 공연을 봤다”며 “럼 텀 터커 캐릭터 자체가 인기가 많고 배우도 잘생겼다”며 팬 미팅 행사를 갖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을 순회 중인 ‘캐츠’ 내한 공연은 현재 8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장기 공연 덕분에 외국 배우에 대한 팬 미팅 행사까지 등장한 것. 무엇보다 이날 행사는 공연 팬들이 점차 적극적이고 참여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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