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아이스크림은 차가운 느낌 때문에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이들이 만나면 오히려 포근한 이미지를 연출해 낸다.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커다란 통에 든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거나 사랑하는 연인끼리 눈 내리는 창가에 앉아 서로 아이스크림을 먹여 주는 장면들은 한겨울의 눈을 다 녹이고도 남을 만큼 정겹다.
그래서일까.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한겨울이지만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메뉴 개발은 오히려 여름보다 더 뜨겁다.
아이스크림 카페 하겐다즈에서는 올겨울 새로운 아이스크림 요리 4가지를 선보였고, 유명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에서도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고급 디저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기존 메뉴들이 쿠키, 초콜릿 조각을 뿌려 비교적 단순했다면 새로 나온 메뉴들은 아이스크림과 뜨거운 음식을 함께 내놓거나 아이스크림을 직접 조리해 뜨거움과 차가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색다른 맛을 낸다.
아이스크림을 따뜻한 빵이나 와플 위에 얹거나 뜨거운 초콜릿 시럽으로 녹여 먹는 것은 일반적인 조리법. 뜨거운 철판 위에서 빵과 함께 구워 먹거나 팥죽과 함께 섞어 먹기도 한다. 아이스크림 조리의 원조격인 튀겨 먹는 아이스크림은 먹는 이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하겐다즈 메뉴크리에이터 오경미 과장은 “아이스크림과 같이 단 음식은 열량이 높은 대신 식욕억제효과가 있다”며 “요즘은 입가심용이 아닌 간단한 대용식으로도 인기”라고 설명한다.
한의학에서는 아이스크림이 추위를 이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동의한의원 이경제 원장은 “우리 몸은 겉과 속의 체온이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데 추울 때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속은 차가워지지만 몸은 오히려 따뜻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이냉치냉(以冷治冷)의 원리다.
아이스크림의 기원은 추운 지방에서 얼어붙은 우유를 먹었다거나, 고대 중국인들이 얼음에 과즙을 섞어 먹은 데서 비롯됐다는 등 다양한 설이 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지도자들이 ‘냉철한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가게를 본거지로 삼았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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