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작업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적 작업의 혼합이다. 사진사가 천을 뒤집어쓰고 사진을 찍는 옛날 사진관의 카메라를 고집하는 작가는 대상의 초점을 최대한 흐리게 찍은 뒤 형태를 실루엣으로만 표현한다. 그는 사진을 인화하지 않는다. 필름을 스캔해 컴퓨터로 옮긴 뒤 투박하고 거친 재질의 종이를 대형 잉크젯 프린터에 넣어 출력한다.
퍼킨스의 사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색채. 사진 속에서 몸이나 얼굴, 물질의 흐릿한 윤곽을 경계로 드러나는 다양한 색채들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대학에서 광고학을 전공했던 그는 광고회사에서 일하다 뒤늦게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사진학을 배운 뒤 본격적으로 사진가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퍼킨스는 “사람의 감각기관은 1초에 1000만개가 넘는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머리로 배운 것에만 의지해 사물을 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지 못한다”며 “배우고 느끼는 것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카메라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대상을 찍는다고 하지만 사진은 실제의 주관적인 한 측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퍼킨스는 일상에서 만나는 친구, 부모, 자신이 사는 집, 이웃 등 주변 소재를 작품에 등장시킨다. 이번 전시회는 낯익은 장소와 인물을 소재로 한 ‘무희’ ‘장소’ ‘명상‘ ’인물‘ 등 4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가로 세로 각 1m 크기의 작품 23점이 전시 중이다. 내년 1월12일까지 서울 신사동 표화랑. 02-543-7337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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