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통일한국의 이상론/이호재 지음/373쪽 1만5000원 화평사
국제정치학자인 저자(고려대 명예교수)가 국제정치의 역학관계 속에서 남북통일의 방안을 모색했다. 이 교수는 동북아의 지역체제 개편 문제와 연계하지 않고 남북관계를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관점에 입각해 남북통일을 위한 ‘동북아 5개국 체제’를 제안했다.
동북아 5개국 체제란 남북한의 한민족이 장차 ‘통일한국’ 또는 남북협력체제 구축에 성공해 상당 수준의 국력을 가진 ‘준강대국’의 지위에서,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주변 4강과 대등한 발언권과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현재 현실적으로 가능한 ‘4강 체제하의 남북 평화 공존체제’를 먼저 정착시킨 후 남북한이 모든 힘을 합쳐 ‘준강대국화’에 성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석과 함께 여는 우리말 철학/이기상 지음/472쪽 2만2000원 지식산업사
하이데거를 전공한 저자(한국외국어대 교수)는 20여년 전부터 세계사적 문제를 한국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고민한 현대의 한국사상가들을 찾아 다녔다. 박종홍의 한국철학, 안병무의 민중신학, 김지하의 생명사상, 함석헌의 씨알사상을 거친 후 만난 것이 다석 유영모(1890∼1981)의 사상. “좋은 사상은 내 생명을 약동케 한다”고 했던 다석의 말은 바로 다석을 만난 저자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미리 짚어낸 것이었다.
한국인으로서 세계사적 문제를 사유하기 위해서는 ‘우리말로 철학하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론을 펼친다. 아울러 ‘우리말 철학’을 몸소 실천했던 다석의 저술을 통해 한국인의 세계관 인간관 생명관 등을 정리하며 우리말 철학의 방법론을 구상했다.
◇중세로의 초대/호르스트 푸어만 지음 안인희 옮김/462쪽 2만5000원 이마고
유럽 중세사 연구자인 저자가 독일 게르만중세연구소에서 20여년 동안 중세의 원전 간행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을 토대로 ‘가장 중세적인 것’을 찾아 소개했다. 고대의 장중함과 르네상스의 화려함 뒤에 가려져 퇴보와 암흑의 시대로 인식돼 온 중세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시각을 제공한다.
시대순으로 서술하는 대신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중세의 주요 키워드를 골라 중세의 큰 줄기를 읽어낼 수 있도록 했다. 숱한 이해관계 속에 점철된 교황 선출 과정, 아이들을 부양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공공연히 행해졌던 유아살해, 고가의 전투장비를 마련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 기사라는 새로운 계급이 만들어진 사연 등 중세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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