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시장경제론의 대부로 추앙받는 애덤 스미스(1723∼1790)가 한 자동차정비공의 몸을 빌려 다시 나타났다. 이는 약육강식의 논리를 정당화하고 이기심과 탐욕을 조장한 것으로 잘못 이해되고 있는 ‘애덤 스미스’를 세상에 제대로 알리기 위한 것. 그는 한 경제학자와 함께 여행을 하며 자신의 ‘진짜 생각’을 이야기한다.
미국 리치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소설 형식을 빌려 ‘국부론’으로 널리 알려진 애덤 스미스 사상의 기반에 그의 도덕철학이 있음을 강조한다. 본래 영국 글래스고대에서 도덕철학 담당 교수였던 스미스는 타계 직전까지 자신의 철학을 집대성한 ‘도덕감정론’의 개정작업을 계속했을 정도로 도덕철학을 중시했다.
‘책의 향기’ 자문위원인 김호기 교수(연세대·사회학)는 “차가운 경제학자로 알려진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 이면에 사려 깊은 윤리학자로서의 면모가 있다는 것을 잘 알려준 책”이라고 이 책의 미덕을 평가했다.
저자는 “현대사회가 정의와 덕성의 배양이라는 사회의 근본을 무시했기 때문에 자유시장과 사회에 커다란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의와 덕성은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시장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이다.
최병서 교수(동덕여대 교수·경제학)는 “투명경영, 윤리경영이 강조되는 최근의 시류를 감안할 때 최고경영자들에게도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 연보, 상세한 주석, 참고문헌, 강의를 위한 가이드 등 관련 자료들도 친절하게 정리해 뒀다. 애덤 스미스 사상의 본질을 일반 독자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기획해 ‘유익함과 흥미를 동시에 충족시켰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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