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청소년 건강 위협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3시 56분


중국 몽골 등지에서 날아드는 황사(黃砂)가 어린이와 청소년층의 호흡기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실증분석이 처음으로 나왔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전국의 진료기관을 대상으로 2002년 3월 한반도를 강타한 대형 황사를 전후해 각종 환자 수를 집계, 분석한 결과 감기 기관지염 천식 등 질환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감기 환자는 황사 전 6일간(11~16일) 전국적으로 95만5619명에서 황사기간(18~23일) 102만4426명으로 7.2% 증가했다. 황사 후 6일간(25~30일)은 101만694명으로 황사기간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황사 전보다는 5.8% 많았다.

기관지염과 천식 등을 호소한 환자도 황사 전 34만3798명에서 황사기간 36만495명으로 4.9% 증가했으나 황사가 걷힌 뒤에는 34만5212명으로 거의 정상을 되찾았다.

분석기간 중 서울지역 대기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황사 전 ㎥당 85.4μg에서 황사기간 361.7μg/㎥, 황사 후 104.8μg/㎥로 급변했다.

호흡기 질환은 특히 신생아와 7~18세 연령층에서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에서 호흡기 질환을 앓은 신생아는 황사 전 1996명에 그쳤으나 황사 후 3939명으로 97.3% 증가했다. 초중고교에 다니는 7~18세 호흡기 환자도 황사 전 8675명에서 황사기간 1만1024명, 황사 후 1만1837명으로 그 수가 크게 늘었다.

이처럼 황사가 물러간 뒤에도 호흡기 환자가 늘어난 것은 사람이 많이 모인 학교 등에서 황사질환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추장민(秋長珉) 초빙연구원은 "황사는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집단노출이 심한 학생층에 집중적인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대응지침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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