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복씨(45) 등 울산고 22회 동기생(1978년 졸업)들은 은퇴한 뒤 뇌경색으로 투병 중인 은사 배상수씨(63·울산 북구 천곡동)의 시집 ‘촛불-낙서로 여미는 인생’(도서출판 제일) 출판기념회를 22일 열었다.
이들은 호주머니 돈 1000만원가량을 모아 배씨의 습작 노트에 적힌 시 62편을 모아 시집을 냈다. 시집에 실린 시 대부분은 배씨가 교직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제자 사랑을 담고 있다.
이씨는 “올 5월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서 ‘너희들을 위해 적었던 것’이라며 습작 노트를 건네줬다”고 말했다. 이씨 등은 시를 보고 배씨의 제자 사랑에 감동해 시집을 만들어 선생님께 선물하기로 했다.
이씨는 “선생님은 학교 때 별명이 ‘불독’으로 불릴 만큼 제자들에게 엄격했으나 한편으론 마음이 너무 따뜻해 제자들에게 참스승의 모습으로 아직까지 남아 있다”면서 “병마를 훌훌 털고 일어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자들에게서 뜻하지 않은 선물인 시집을 받아든 배씨는 “평생 습작을 제자들이 시집으로 내 줘 너무 고맙다”면서 “제자들이 시의 내용처럼 자신을 불태우면서 희망과 봉사로 주변을 밝히는 촛불로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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