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조선시대 '십장생 유물' 한자리에

  • 입력 2003년 12월 28일 18시 14분


해 산 물 돌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

오래도록 살고 죽지 않는다는 열 가지를 뜻하는 십장생(十長生)은 불로장생에 대한 인간의 꿈과 염원을 나타낸 대표적 길상(吉祥). 때로는 달 대나무 복숭아를 포함해 13가지 중에서 십장생을 조합하기도 한다.

십장생을 소재로 한 유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내년 2월 22일까지 문화재청 산하 덕수궁 궁중유물전시관(관장 강순형)에서 열리는 ‘병풍에 그린 송학이 날아올 때까지’ 특별전. 사람들과 친숙한 소재였음에도 십장생을 주제로 한 특별전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폭 십장생 대작병풍'

원래 십장생은 조선시대 나라의 융성,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리기 위한 각종 그림이나 가구의 소재로 널리 쓰였다. 1502년에는 선비 성현(成俔)이 연산군에게서 정초에 십장생 그림을 하사받고 시를 지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그러던 것이 점차 민간에까지 확대되어 혼례와 회갑연 등에서 사용한 다양한 십장생 작품이 만들어진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각 박물관과 개인이 소장한 회화 조각 공예품 등 총 120건의 유물을 선보인다. 이 중 중요민속자료 제59호인 ‘자수십장생문 이층 농’(숙명여대박물관 소장)과 ‘백자청화십장생문 주발’(코리아나화장미술관 소장)이 포함돼 있다.

특히 궁중에서 쓰였던 ‘10폭 십장생 대작 병풍’과 백자 등 궁중유물들이 나와 화려한 조선 궁중문화를 엿보게 한다. 이 밖에 십장생을 소재로 한 다양한 가구와 자수품 등 민간에서 쓰였던 유물들도 전시된다. 02-771-9954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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