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올 '해'는 우리의 해…류승범-이은주 신년토크

  • 입력 2003년 12월 31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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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대기자
박영대기자
‘원숭이띠는 재주와 재치가 넘쳐서 연예에 능하다.’

2004년 원숭이해를 맞는 80년생 동갑내기 영화배우 류승범과 이은주가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류승범은 2002년 영화 ‘품행제로’와 지난해 11∼12월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한 연극 ‘비언소’로 관객들을 만났다. 영화 ‘오! 수정’의 이은주는 지난해 ‘하늘정원’ ‘태극기 휘날리며’ ‘안녕! 유에프오’(16일 개봉)에 잇따라 출연했다.

한 영화제 시상식에서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는 이들. 그러나 “근데 그게 언제였더라…” 하며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만큼 이들은 빈틈없는 스케줄로 정신없었다.

▽류승범=지난해는 ‘비언소’ 공연한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자신감이 생겼어요. 연기가 정말 나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은주=전 ‘안녕! 유에프오’에서 시각장애인 역을 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됐어요. 그런데 영화를 세 작품이나 해서 쉴 시간이 없었어요. 뮤지컬이나 연극도 해보고 싶지만 일단은 휴식이 필요해요.

▽류=연극은 술자리가 많아서 힘들어요. 거의 매일인 것 같아요.

▽이=저는 1년에 5번 정도 술자리에 가요. 그것도 주로 송년회와 생일이 있는 12월 동안인데…. 참, 저 생일이었어요!

이은주는 12월 22일생이다. 그는 류승범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선물도 받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웃었다.

▽이=승범씨는 ‘배우’라는 말이 잘 어울려요. 정말 다재다능하고….

▽류=은주씨의 영화들을 보고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워낙 말재주가 없어서 더 잘 표현할 수 없네요. 전 TV 오락 프로그램에도 안 나가요, 말을 잘 못해서.

▽이=‘연예인’이라는 말보다 ‘연기자’란 말이 더 좋아요. 저는 ‘끼’가 없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용돈을 주면서 춤과 노래를 시킬 때 조금 느꼈을까? 잘 모르겠네요.

▽류=끼가 뭐죠? 저는 그냥 노력해요. 나 스스로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우스워하는 것 같기도 해요.

이은주의 혈액형은 A형. 그녀는 “쓸데없는 고민을 하지 않는 O형과 AB형이 부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O형인 류승범은 지난해에 후회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했다.

▽류=사람을 가려서 사귀는 것 말이에요. 원래 낯가리는 성격이지만, 좀 과했던 것 같아요.

▽이=저는 사람을 별로 안 가리는데 그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내년에는 무슨 계획이 있나요?

▽류=제가 존경하는 배우와 영화를 할지도 모르는데 아직 확실히 말할 단계는 아니에요. 형(류승완 감독)과 함께 찍은 ‘아라한 장풍 대작전’은 4월에 개봉할 예정이죠.

▽이=전 3월까지 한석규씨랑 ‘소금인형’(6월 개봉)을 찍을 예정이에요. 전 영화를 찍을 때 벽돌로 집을 짓는 느낌으로 해요. 이제 집은 좀 지을 수 있는데, 그 안을 따뜻하게 꾸며야 할 것 같아요. 연륜이 필요한 거죠.

▽류=‘살인의 추억’ ‘올드 보이’처럼 올해도 좋은 한국영화들이 나와야 할 텐데. (심각하게) 그리고 제발 세금 좀 줄여줬으면 좋겠어요! 연기자들한테서 왜 이렇게 세금을 많이 떼어 가는지…. 뼈저리게 아까워요.

원숭이해 첫날에 두 사람은 무엇을 할까.

▽류=그 전날 실컷 놀고 집에서 자고 있을 것 같은데… 뭘 하지? (매니저를 쳐다보지만 대답이 없다) 어차피 만날 ‘노는’ 직업이잖아요. (웃음)

▽이=맞아요. 오늘 아침에라도 어떤 계획이 생길지 알 수 없는 게 우리 직업이잖아요. 이른바 ‘자유직’.

▽류=앞으로 건강하시고 올해 서로 잘 해보자고요.

▽이=올해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랄게요!

●류승범은…

형 류승완 감독의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년)로 데뷔한 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 SBS드라마 `화려한 시절`(2002년)에 출연했다.

2002년 말 개봉된 `품행제로`에서는 80년대 고교생 건달을 열연했다.

지난해에는 `아라한 장풍 대작전`(4월 개봉 예정)을 찍었으며, 11~12월 연극 `비언소`에 출연했다.

●이은주는…

1998년 영화 `송어`로 데뷔해 SBS `카이스트`에서 천재 역을 맡았다. 2000년 영화 `오! 수정`으로 주연급으로 떠올라 `번지점프를 하다`(2000년) `연애소설`(2002년)에서 호평받았다.

2003년에는 영화 `하늘정원`에 출연했으며 이달 16일 개봉하는 `안녕! 유에프오`도 그가 주연한 작품. 6월 개봉될 `소금인형`에서 한석규와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원숭이띠 스타 4인의 새해소망은…▼

◇"변신 또 변신"…배우 설경구

캐스팅부터 개봉을 통해 관객을 만나기까지 2003년은 영화 ‘실미도’로 보낸 한 해였다. 특히 촬영과 훈련을 위해 실미도에서 보낸 3개월은 잊을 수 없다. 나의 몫은 다 했다. 흥행에 앞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북파 부대원 31명의 명예회복을 위해 많은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아주기 바란다. 올해에는 ‘역도산’과 ‘공공의 적2’로 다시 만날 것이다.

◇"영화 열심히"…배우 정다빈

2003년은 나에게 있어 잊지 못할 소중한 해였다. MBC ‘옥탑방 고양이’의 ‘정은’이 부족했어도 사랑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한층 성숙해지고 더욱 노력하는 연기자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 지금은 3월 개봉 예정인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 촬영이 한창인데, ‘단적비연수’(2000년)로 데뷔한 후 다시 영화로 돌아와 기쁘다.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 모두 영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내 음악 할것"…가수 바다

지난해 뮤지컬 ‘페퍼민트’에 출연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룹을 벗어나 혼자 사회생활을 해보고 연기 훈련도 쌓았다. 올해 여름쯤 발표할 솔로 2집은 리듬앤드블루스나 랩을 통해 좀더 ‘나의 음악’으로 만들 것이다. 내가 완벽주의자여서 까다롭다고 잘못 알려진 것 같은데, TV 출연을 통해 푼수끼 넘치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노래뿐 아니라 댄스나 패션,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는 ‘팝 아이콘’의 꿈을 키울 것이다.

◇"사랑 한몸에"…배우 조승우

지난해에는 정신없이 바빴지만 결실도 많았다. 영화 ‘클래식’으로 많은 관객들과 만났고, 하고 싶던 뮤지컬(‘카르멘’)도 했다. 쉬고 있던 학교(단국대 3학년)도 잠깐 다녔다. 무엇보다 가장 큰 사건은 임권택 감독님의 영화 ‘하류 인생’의 주인공이 됐다는 점이다. 몸 만드느라 고생하고 촬영하면서 온몸에 멍이 들고 있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 아픈 줄도 모른다. 올해는 ‘하류 인생’의 태웅이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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