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 首 元 등도 시작을 뜻하는 한자다. 初는 갑골문(그림 왼쪽)에서처럼 여민 옷을 그린 衣(의)와 칼을 그린 刀(도)가 합쳐진 ‘칼로 옷감을 마름질 하는’ 모습이다. 옷을 만들려면 마름질부터 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이라는 뜻이 생겼다.
首는 머리카락이 난 머리를 그렸다. 元은 금문(그림 오른쪽)에서처럼 사람의 측면모습(인)에다 머리를 키워 놓은 모습이다. 그 뒤 머리를 그린 둥근 점이 가로획으로 변해 지금처럼 됐다. 이들은 모두 처음에는 머리(頭)라는 뜻이었으나, 사람의 몸에서 머리가 가장 위에 있고 제일 중요한 부분이기에 처음이나 으뜸이라는 뜻을 갖게 됐다.
元에 면(집 면)이 더해지면 完이 된다. 完은 宗廟(종묘)에서 사람(元)이 의관을 갖추어 제례를 드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물론 元은 발음을 나타내는 기능도 함께 하고 있다. 끝을 뜻하는 完자에 시작을 뜻하는 元이 들어 있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니, 끝을 언제나 시작과 연계시켰던 중국인들의 순환론적 사유구조를 볼 수 있다. 落成(낙성)에서처럼 落(떨어질 락)자에 시작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도 같은 사유에서 나왔다.
甲申年(갑신년)을 맞으며 독자들도 새해 첫 다짐이 그 ‘처음’처럼 변함없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가 함께 손잡고 기뻐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하영삼경성대교수 ysha@ks.ac.kr
오늘부터 매주 월·수·금요일에 하영삼(河永三·42) 경성대 교수의 ‘漢字 뿌리 읽기’를 새로 연재합니다. ‘漢字 뿌리 읽기’는 우리가 무심코 쓰는 한자들의 근원이 무엇인지 파헤쳐 봄으로써 더욱 친근하고 재미있게 한자를 접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하 교수는 대만국립정치대학에서 한자학으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부산 경성대 중문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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