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씨, 韓佛日 합작 오페라 '카르멘' 지휘 맡아

  • 입력 2004년 1월 6일 18시 40분


“오페라는 한국의 음악적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장르입니다.”

한국 프랑스 일본 3국이 올해 합동으로 제작하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서 마에스트로 정명훈(鄭明勳·51·사진)씨가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프랑스 라디오 오케스트라 필하모닉을 지휘해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鄭銀淑), 일본 후지와라 오페라단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정씨가 국내 오페라단과 공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 공연에 두 가지 의미를 둔다고 설명했다.

“첫번째는 재주 있는 한국 음악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반이 마련돼야 한국의 전체 수준이 올라가니까요. 저처럼 가끔 한국에 들어오면 도움이 안 돼요. (웃음) 두 번째는 한국과 일본을 각각 대표해 국립오페라단 합창단과 후지와라 오페라단 합창단이 하모니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같이 노래할 때 더없이 가까워질 수 있을 테니까요.”

현재 정씨는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고문을 비롯해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맡고 있다. 도쿄필과는 2005년 뉴욕 파리 런던 등으로 이어지는 세계 순회공연을 준비 중.

개인적으로 그는 8월 말이나 9월 초 한국에서 첼리스트 정명화(鄭明和·60),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鄭京和·56)씨 등 두 누나와 함께하는 ‘정 트리오’ 공연을 10년 만에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은 여성 파워가 대단한 것 같아요. 어머니, 누님들, 아내만 봐도…. 어우, 제 별명이 ‘포터(porter·짐꾼)’예요, 아내 짐 들어 주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실수를 하면 저는 ‘아내 말 안 들어서 그래’라고 농담을 한답니다.”

‘카르멘’은 국립오페라단, 프랑스의 오랑주 축제위원회, 일본 오페라 진흥회 공동으로 제작하는 합작 오페라. 7월 말∼8월 초 프랑스에서 먼저 3회 공연을 한 뒤 9월 7∼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같은 달 18∼20일 일본 도쿄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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