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애장품 Give & 기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누구에게 애장품 기증을 부탁할까 고민했다. 이 코너에는 스타로서의 명성과 함께 패션감각도 뛰어난 스타가 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2003년 최고의 ‘패션 아이콘’은 누구였느냐고 묻는다면 단연 탤런트 김희애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최근 TV드라마에서 원숙한 연기력으로 비운의 주부 역을 애절하게 소화해 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그녀의 패션 또한 새롭게 주목 받았다. 기존의 고상한 이미지에 젊은 감각이 한층 가미된 ‘김희애식’ 패션 연출법이 30대 여성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그에게 이 연재의 기획 취지를 설명했더니 흔쾌히 바네사 부르노의 스팽글 장식이 있는 토트백을 기증했다.
이 가방은 그가 드라마에 자주 들고 나와 ‘김희애 가방’으로 불리는 것으로 김희애식 코디법의 1등 공신.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도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르게 반짝거리는 스팽글 장식은 세련미를 보완하는 소품이다. 그는 “실용성과 디자인에 만족해 자주 들고 다닌다”며 “기증하고 나서 또 사야겠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심플하고 평범해 보이면서도 세련된 그의 스타일은 독특한 소품이나 단품 활용에 그 비밀이 있었다.
장식이나 무늬가 많은 아이템을 지나치게 사용해 복잡하고 난해한 느낌을 주기보다는 한 가지 아이템을 포인트로 사용하고 의상의 느낌을 일치시켜 이미지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김희애 패션’의 키포인트다.
컬러에서도 무채색의 모노톤으로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핑크, 민트, 스카이 블루 등 파스텔 색상의 니트를 입고 프린트가 화려한 스카프, 장식이 있는 토트백 등 눈에 띄는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어 단조로움을 피하곤 했다.
이번에 기증한 토트백은 기본 수트 차림에도, 니트와 청바지의 편안한 차림에도 모두 잘 어울린다.
패션에 생기를 불어넣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김희애식 스타일을 연출해보면 어떨까.
정윤기 스타일리스트 intrend0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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