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환경의 역습…"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 입력 2004년 1월 15일 16시 40분


대기 오염을 씻어주는 효능이 있다는 해조류를 이용해 만든 ‘웰빙 미역 샐러드’.이종승기자urisesang@donga.com
대기 오염을 씻어주는 효능이 있다는 해조류를 이용해 만든 ‘웰빙 미역 샐러드’.이종승기자urisesang@donga.com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추구하는 ‘웰빙’이 라이프스타일의 큰 화두로 떠올랐다. 이는 또한 환경오염으로 인한 폐해에서 벗어나자는 움직임과도 통한다. 마음 놓고 잘 먹고 잘 사는 ‘웰빙’한 삶은 어떻게 꾸릴 수 있을까. 푸드와 인테리어 분야에서 각각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김정민(37) 보경씨(36) 자매가 ‘자연의 복수를 이기는 웰빙’을 제안해 왔다.》

●인테리어

‘우리가 자연을 함부로 바꾸려 하지만 자연도 우리를 바꾸려 할 것이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김보경(왼쪽)과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정민씨.

1998년 개봉한 SF스릴러 영화 ‘가타카’에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인간에게 던진 경고다. 최근 한 방송사가 방영한 환경 다큐멘터리도 이 같은 메시지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환경 중에서도 인간과 가장 밀착된 것이 주거생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나 주택이 각종 화학물질의 독성에 공격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주생활의 웰빙’이 새로운 화제로 떠올랐다. 이는 페인트나 접착제 등 화학약품이 덜 들어간 인테리어 자재를 사용하자는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천연 벽지’가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유행했던 실크 벽지는 때가 덜 타고 내구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종이 벽지에 비해 화학 염료를 많이 사용한다.

가공하지 않은 자연 소재로 만든 가구, 바닥재, 벽지 등은 점점 각광받게 될 전망이다. 이종승기자urisesang@donga.com

반면 종이벽지는 화학 처리가 덜하다. 이보다 더 ‘웰빙’적인 것이 이른바 ‘천연 벽지’다.

천연 벽지 업체 ‘벽지닥터’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인테리어 제품을 선택할 때 미적인 감각이나 실용성만이 아니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신중히 고려하는 추세”라고 말한다.

페인트나 바닥재, 카펫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전황토는 생황토 100%를 사용해 음이온을 발생케 한다는 ‘황토페인트’를 내놓았는가 하면 스웨덴의 바닥재 브랜드 ‘페르고’는 화학 본드를 사용하지 않는 ‘클릭시리즈’ 바닥재를 선보였다.

또 내구성이 뛰어난 합성섬유 카펫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대신 비싸지만 먼지가 덜 나는 천연 마소재 카펫을 ‘한일카펫’ 등 국내업체들이 내놓고 있다.

물론 ‘100% 천연 소재’를 내세운 제품이라고 해도 성분과 공정을 꼼꼼히 따져볼 것.

이런 ‘주생활의 웰빙’ 열풍은 우선 가정에서 시작됐지만 머지않아 공공장소로까지 퍼질 것이다. 알게 되고(be aware), 경각심을 가질수록(be alert) 변화는 빨리 찾아온다.

김보경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gd2406@nate.com

●푸드

조류독감에 광우병, 농약과 화학비료…. 갈수록 식탁의 불안은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음식을 끊고 살 수는 없는 일.

건강이란 아이러니하게도 음식을 통해서 찾을 수밖에 없다. 자연 그대로의 식품에는 오염 정화 능력이나 해독기능이 있다. 이런 것들을 눈여겨 봐뒀다가 부지런히 식탁에 올려보자.

붉은 고기가 두렵긴 하지만 돼지고기는 예부터 카드뮴, 납 등 환경 오염성 중금속 배출을 돕는 음식으로 꼽혔다. 육체노동자들이 고된 일을 마치고 삼겹살을 구워 먹는 생활의 지혜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미나리는 오염에 찌든 피를 맑게 해주고 도토리묵은 중금속 등 각종 유해물 분해를 돕는다. 홍삼 달인 물은 환경 호르몬을 막아주고 녹차와 클로렐라는 다이옥신 배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해조류는 유해 물질 정화능력에 있어 ‘프로’로 꼽힌다. 미역과 다시마는 몸의 나쁜 찌꺼기를 쉽게 배출해 내도록 돕는다.

가족 모두 탁한 공기와 매연에 시달린 저녁. 식탁에 ‘웰빙 미역 샐러드’를 올려보자. 준비물도 간단하다. 미역 불린 것 1컵, 오이 1개, 새우 약간, 로즈, 겨자잎 등 쌉싸름한 맛이 나는 계절 채소 200g, 관자(패주) 200g이 전부다. 관자와 새우는 살짝 데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오이는 2mm 두께로 썰어놓는다. 채소는 손으로 뜯어 놓는다.

드레싱은 새콤한 일본 스타일이 비릿한 바다냄새를 없애는 데 적당하다. 레몬 1개, 옥수수유 1큰술, 맛술 12큰술, 현미식초 반컵, 간장 2큰술, 참기름 2분의 1 작은술, 겨자분 3분의 2 작은술, 소금과 백후추 조금을 잘 섞는다.

‘웰빙 샐러드’는 조개껍질 모양의 자개 그릇 또는 손으로 빚어 질박한 느낌의 도자기, 옹기류에 담는 것이 트렌디할뿐더러 잘 어울리기도 한다. 역시 ‘웰빙’은 ‘웰빙’끼리 통하나 보다.

김정민 푸드 스타일리스트

yourmajest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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