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기를 끌었던 영미식 부케가 다양한 꽃으로 컬러풀하게 색상을 조합하거나 야생적인 느낌을 강조했다면 ‘프렌치 부케’는 프랑스의 고급 맞춤복 ‘오트 쿠튀르’를 닮았다. 치마를 과장되게 부풀리려고 금속 코르셋을 넣은 무도회 드레스처럼, 구조물을 만들고 꽃을 채워 넣는 식이다. 인위적인 질감에 화려한 장식 등이 ‘프렌치 부케’ 디자인의 핵심이다.
프랑스의 유명 플로리스트 다니엘 피숑과 국내 잡화브랜드 ‘루이까또즈’가 손잡고 다음달 초 첫 선을 보이는 ‘플레르 드 루이까또즈’의 수석 디자이너 이명혜 실장이 ‘프렌치 부케’ 만드는 법 5가지를 가르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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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미리 챙겨야 할 것은 줄기가 굵고 튼튼한 꽃들. 서울 반포 고속터미널 꽃시장에는 월, 수, 금요일 새벽에 새 꽃이 들어온다. 오전 3시, 늦어도 오전 6, 7시에는 도착해야 다양하고 싱싱한 꽃들을 구입할 수 있다. 키가 큰 사람은 줄기가 긴 식물로 화려하게 꾸민 것, 작은 사람은 줄기를 잘라 아담하게 연출한 것이 잘 어울린다.
○ 붉은 장미 부케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선물용 또는 화려한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붉은 장미 부케에는 건강한 붉은 색의 ‘크래시 장미’를 쓴다. 포도나무 넝쿨로 동그랗게 만든 리스틀, 리본, 분재와이어, 진주 구슬, 구슬을 끼우는 가는 줄, 카파와이어 등도 필요하다. 모두 꽃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①분재 와이어로 다리 3개를 만들어 리스틀 밑에 달아 놓은 뒤 굵은 리본으로 리스틀 전체를 감싼다.
②가시와 잎을 제거한 장미꽃을 리스틀 안에 넣어 가득 채운다. 50송이 정도가 보기 좋다.
③리본을 20cm길이로 10∼15개 잘라 각기 반을 접은 뒤 끝을 가는 분재 와이어로 묶는다. 이 리본들을 리스틀 아래 돌려가며 덧댄다.
④장미 줄기 전체를 리본으로 감는다.
⑤카파와이어에 빨간 진주 구슬을 불규칙하게 꿰어 놓은 다음 장미 위에 두른다. 와이어의 양쪽 끝은 장미 줄기에 고정시킨다.
○ 백합 부케
고상한 이미지의 40대 이상에게 선물하기에 좋다. 백합 50송이의 잎을 다 따낸 뒤 서로 어슷하게 포개 동그란 다발이 되도록 만든다. 배추잎처럼 생긴 갈락시 잎을 3, 4개씩 한데 모아 가는 와이어로 10∼15개 묶어 놓는다. 굵은 리본 역시 20cm이상 길이로 잘라 반을 접은 뒤 끝을 가는 줄로 묶어 놓는다. 백합 꽃송이 바로 밑에 리본 장식을 덧댄 다음 그 아래 갈락시 묶음을 꽃받침처럼 둥그렇게 두른다. 백합 줄기 묶음을 리본으로 칭칭 감은 뒤 금속성의 분재 와이어로 장식한다.
○ 델피늄 부케
보라색의 긴 꽃 델피늄과 코알라가 즐겨 먹는 풀, 유카리가 어우러진 자연스러운 꽃다발은 30∼40대의 오피니언 리더급 인사, 지적인 이미지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부케다. 델피늄과 유카리를 적절히 배합한 뒤 식물 전용인 ‘플로럴 테이프’로 묶는다. 꽃과 어울리는 색상의 리본 테이프 2가지로 장식한다.
○ 림보 장미& 안시륨 부케
아방가르드한 ‘오트쿠튀르’ 부케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 윤기나는 개구리밥 모양의 안시륨, 작은 양배추덩어리처럼 생긴 익모란, 배춧잎 모양의 갈락시와 동양 꽃꽂이에서 즐겨 사용하는 길고 늘씬한 엽란, 레몬색의 림보 장미를 서로 같은 재료끼리 겹치지 않게 배치한다.
엽란은 반으로 접어 가는 줄로 묶는다. 이들을 한데 모아 플로럴 테이프로 고정한 뒤 줄기를 엽란으로 감고 그 위를 녹색 분재와이어로 묶는다. 패션 감각이 있는 30∼50대 남성에게 선물하기에 좋다.
○ 핑크 장미 부케
20대의 귀여운 여성에게 잘 어울릴 듯하다. 각기 다른 채도의 분홍색 장미 ‘쿨워터’ ‘퍼플세잔’ ‘올가’의 가시와 잎을 정리해 긴 줄기만 남겨 놓는다. 가운데에 가장 진한색을, 그 다음에 가장 밝은 색을, 가장자리 둘레에 중간색이 오도록 둥그렇게 배치한다.
리스틀을 꽃봉오리 밑에 받쳐 고정시킨 다음 장미 줄기를 분홍색 리본으로 감는다. 핑크색 진주 구슬로 꽃 위를 장식하고 길게 늘어지는 풀 ‘스마일락스’를 리스틀 주변에 돌려 고정시킨다.
글=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사진=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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