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2대 모두 정비를 받고 브레이크 시스템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후발 팀으로부터 부품을 받아 수리하기로 한 채 캐나다 유콘으로 향했다.
○ 캐나다 최북단 유콘으로
비버 크랙에서 화이트호스, 앨버타 주의 캐나디안 로키로 가려면 최소 2박3일간 논스톱 주행을 해야 한다. 오전에 차량 정비로 시간을 허비한 뒤 오후 4시경에야 캐나다 국경을 통과해 화이트호스에는 오후 10시가 다 돼 도착했다.
하이네스 정션에서 여정을 풀자 클루아니 국립공원의 마운틴 로건이 당당하게 버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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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유콘이 낳은 아름다운 산악의 장엄한 자태에 감탄하며 유콘을 떠나 브리티시컬럼비아로, 다시 미국 알래스카 땅인 스캐그웨이에 도착했다. 여기서 항구도시 하인즈로 해상 이동하기로 했다.
몬티라는 멋지고 소박한 어부를 소개받아 드디어 출항. 예상대로 협곡 기암 위로 산양이 무리 지어 다니고, 바다 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바다표범들의 율동과 알래스카의 빙하를 만날 수 있었다.
산맥을 끼고 발달한 항구 하인즈는 알래스카 사람들을 캐나다 본토와 미 대륙으로 이어주는 자유와 낭만의 신항로가 있는 곳이다. 알래스카 남단 협곡의 이 작은 마을은 자유와 희망을 찾는 프런티어이자, 대륙을 향한 염원이다.
○ 로키의 심장으로
태평양과 제도가 모여 또 하나의 알래스카를 탄생시켰다. 알렉산더 아키펠라고.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와 태평양에 둘러싸인 알렉산더 제도는 알래스카에 탄생한 신비의 섬들이다.
알래스카에서 미 본토로 혹은 캐나다 내륙으로 진입하기 위해 사람들은 고단하고 지루한 육로 대신 알래스카 마린 하이웨이를 선택한다. 화이트호스에서 캐나디안 로키로 가는 육로는 매우 험하고 힘들어 여행객들이 로키를 만나기도 전에 지쳐버린다.
우리는 오전 8시 마린 하이웨이를 이용해 내륙의 시작점인 프린스루퍼트로 향했다. 캐나다 서부 해안을 끼고 내려오는 해안도시는 포근한 풍취를 풍기고 있었다. 이른 아침 고기잡이 어선들의 분주함이 삶의 희열과 인간에 대한 희망을 느끼게 한다.
프린스루퍼트에서 다시 대륙으로의 도전이 시작됐다. 해발 4000m 로키의 심장부로 향한 것이다. 대양을 뒤로하고 8시간을 달려 오후 10시가 돼서야 겨우 프린스조지에 당도. 대원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쉬고 가려 했지만 모두들 이날 밤 재스퍼까지 달려가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주유소도 모텔도 없는 무인지경의 고속도로를 4시간이나 달려 장쾌한 롭슨 마운틴을 넘자, 저 멀리 로키의 심장 재스퍼가 반기고 있다.
오전 3시. 대륙에 다시금 발을 디딘 지 18시간. 영하 30∼40도 혹한의 알래스카를 출발한 지 12일 만이다. 드디어 대탐험의 중추이자 핵심줄기인 로키에 도착한 것이다.
○ 로키 속 인공낙원과 비경들
로키 사람들은 엄동설한의 겨울에도 쾌적한 삶과 쇼핑이 가능하도록 상점과 호텔, 유원지나 인공호수까지 유리의 돔으로 덮인 세계 최대의 거대한 몰을 만들었다. 바로 웨스트 에드먼턴 몰(WEM)이다.
여기서는 겨울에도 수영을 하며 모형 잠수함과 돌고래 쇼를 즐긴다. 스케이트장에서 얼음을 지치다가도 해변이 그리우면 비치파라솔에서 칵테일 한 잔으로 목을 축인다. 영하의 도시 에드먼턴에 그들이 만들어낸 이상향이다
로키로 입성하는 탐험대를 축복하는 듯, 눈부신 태양이 산자락의 신비의 계곡, 말린 캐니언을 비춘다. 1억5000년 전부터 강물에 깎인 석회암 벽들이 50여m의 깎아지른 높이로 서 있는 계곡을 향해 대원들은 힘차게 걷고 또 걸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얼음 계곡까지 4개의 다리를 건너며 말린 캐니언의 신비 속으로 빠져든다.
재스퍼에서 밴프로 연결되는 300km 하이웨이는 마터호른을 최초로 등정한 산악인 윈퍼가 ‘스위스 50개 정도를 한곳에 모아놓은 것 같다’고 경탄한 황금 노선.
특히 북단 재스퍼에서 레이크 루이스까지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라고 불린다. 이 길 주변으로 컬럼비아 대빙하와 루이스, 페이토 호수 등 로키를 대표하는 3000m급 봉우리와 호수, 폭포들이 숨어 있다.
숨겨진 비경들을 만나기 위해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에 올랐다. 영하 20도의 겨울인데도 멀리서 폭포소리가 들려온다. 애서배스카 폭포였다. 선웹터 강과 애서배스카 강이 합류해 수량이 늘어난 물줄기가 단단한 암반 사이의 좁은 수로를 뚫고 마치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듯 쏟아져 내리고 있다.
함길수 여행칼럼니스트 ham9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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