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는 일본 장난감미술관에서 빌려온 여러 나라의 인형과 장난감들이 전시돼 있으며 그중 일부를 직접 갖고 놀 수 있는 체험관과 입체영화관도 있다. 다민이는 세계의 장난감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중랑구 묵동 집을 나설 때부터 신이 났다.
입장료는 엄마 아빠는 7000원, 동생과 다민이는 6000원씩.
입구에서부터 다민이네를 따라가며 장난감 체험전을 들여다봤다.》
○ 인형전시관
대륙별로 세계의 장난감을 모아서 유리관에 넣어뒀다. 입구에 있는 미국관에는 남미와 북미의 인형들이 모여 있다.
맨 처음 나타난 것이 인디언 인형. 인디언들이 사용하던 나무숟가락의 볼록한 부분을 얼굴 삼아 자투리 천조각으로 옷을 입혀뒀다. 야자수로 만든 거북 인형은 괌에서 왔단다.
식탁을 펴 든 다람쥐 가족도 있다. 미국에서는 쥐나 다람쥐가 아이들의 장난감 소재로 자주 이용된다고 한다. 인디언들은 동물가죽으로 인형을 만들고 캐나다는 목재인형이 많다.
유럽관에서는 영국의 초창기 귀부인 인형이 다민이네를 반가이 맞이한다. 유럽에서 장난감은 귀족사회의 전유물이었으나 산업혁명 이후 대량 생산하면서 대중화했다. 마리아 몬테소리나 프리드리히 프뢰벨 같은 교육자가 교육완구를 생각해낸 것도 장난감 대중화의 덕이 아닐까.
“야, 뻥튀기 장수다.” 어린이 관람객들이 이탈리아 잡상인 인형을 보고 소리쳤다. 이 인형은 뻥튀기, 강냉이 등 먹을 것과 잡동사니를 비닐 봇짐에 넣어 잔뜩 짊어지고 있다. 지폐를 몸에 붙이고 있는 모습이 코믹하다.
덴마크의 나무 자동차는 두 바퀴가 달린 단순한 디자인이다. 요즘은 전동식 자동차가 인기지만 나무 자동차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아이들은 사람 몸 위로 차를 굴리고 놀면서 몸의 굴곡을 배운다.
아프리카·오세아니아관에는 주술적인 소재의 인형들이 많다. 아프리카산 인형은 흔들면 방울 소리가 난다. 케냐의 왕진 가는 의사 인형은 진흙으로 만들어졌는데 표정의 디테일이 뛰어나다. 동물가죽이나 과일껍질로 만들어진 악기나 장난감이 많았다.
아시아관에 들어서니 눈에 익은 장난감들이 등장했다. 다민이는 일본의 모래주머니(일명 ‘오자미’), 종이 딱지, 퍼즐 등을 보고는 무척 반가워했다. 그 옆에는 인도의 십자가 모양 주사위판과 늑대 연골로 된 중국의 공깃돌도 전시돼 있다.
한국관에서는 목탁이나 엿장수 가위가 놀이기구로 소개돼 있다. 심지어 무당이 쓰던 방울도 ‘주술에 쓰이는 방울’이라며 전시돼 있다. 영어설명이 붙은 윷놀이 기구도 있다.
아시아 각국의 팽이를 모아 놓은 팽이전, 독일 슈타입사에서 만든 실물에 가까운 동물 인형 등도 볼 만하다. 작은 인형 위에 큰 인형을, 그 위에 더 큰 인형을 씌우는 장난감인 겹쳐쌓기 인형은 일본에서 유래돼 러시아를 통해 세계에 알려진 장난감이다.
○ 체험관
체험관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훨씬 생기를 띠기 시작한다. 한쪽에서 팽이를 돌리면서 작은 돌을 지정된 곳에 튕겨 넣어 점수를 올리는 놀이를 한다. 건너편에서는 발로 균형을 잡아가며 공을 굴리는 놀이를 한다. 구석에는 골판지로 만든 시소와 말에 아이들이 몰려있다.
또 다른 체험방에서는 재료비 2000원을 내고 골판지, 색종이, 헝겊 등을 사와 악어, 타조, 헬리콥터, 원숭이가방을 만드는 공작교실이 열린다. 각 체험방을 둘러본 다민이는 공굴리는 놀이를 가장 재미있어 했다.
다민이네가 전시회와 체험관을 모두 다 둘러보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30분가량. 다민이는 “별로 관심이 없던 인형도 안내원 누나의 설명을 들으니 너무 신기하게 보였다”면서 “친구들이 온다면 안내원 누나의 설명을 꼭 들으라고 해야 겠다”고 말했다.
3월 1일까지, 오전 10시∼오후 7시. 문의 02-789-5663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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