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나서서 아는 척하는 사람에게 흔히 “아는 게 많아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라고 핀잔을 준다. 사실 아는 것이 많으면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이 책은 전국 곳곳의 ‘맛 집’ 60여 곳을 소개한다. 그러나 식당 품평이기보다는 각 음식의 유래와 음식과 관련된 유명인사들의 개인적 사연까지 이것저것 얘깃거리를 맛나게 버무린 책이다.
70년대 민청학련 사건 연루자인 유인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개고기를 먹을 줄 몰라 보신탕을 배달해 먹는 수사관들을 지켜보기만 했던 것이 한이 된 그는 이후 보신탕 마니아가 됐다. 인터넷 다음카페에는 자장면 위에 계란을 얹어주던 ‘전통’을 회복하자며 활동하는 ‘자장면계란회복 전 국민운동본부’가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식당의 음식이 모든 이의 입맛에 맞을 리 없다. 하지만 저자의 ‘글맛’만큼은 보편성을 획득할 만큼 정감 넘치고 맛깔난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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