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기려고 들면 기우뚱거리는 통나무, 등을 닦으려는 데 짧게만 느껴지는 팔, 달싹달싹 엉덩이를 움직여도 꼼짝 않는 시소, 달달달 춥기만 한 겨울….
혼자서는 어렵고 힘든 일도 둘이서 하면 해결되는 일은 동물들 세상에도 많다. ‘기우뚱기우뚱 통나무/어떻게 옮기나’하는 문제가 나오면 ‘둘이서 들면 되잖아/영차 영차’하는 해결책이 다음 장에 펼쳐진다. ‘끙끙 낑낑, 짧은 팔로 어떻게 등을 닦나’는 문제에는 ‘서로 닦아주면 되잖아/쓱쓱 싹싹’하는 해결책이 이어진다. 결국 동물들과 동일시되는 아이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운다.
반복적인 구조와 의성어 의태어가 동시를 읽는 듯한 느낌. 초봄부터 겨울로 이어지는 사계절 자연변화도 구성을 짜임새 있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마지막으로는 ‘달달달, 추운 겨울/어떻게 지내나’에 ‘서로 안아주면 되잖아/새근새근 콜콜’하며 다람쥐 두 마리가 꼭 껴안는다. ‘정다운 겨울’이다.
이 책은 1994년에 펴낸 같은 제목의 글을 새롭게 고치고 다듬은 것. 저자는 20년간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온 중견 일러스트레이터.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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