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濠원주민 그림 알고보면 걸작…세계 명성 12인 국내展

  • 입력 2004년 1월 25일 18시 04분


로나 펜서 나푸룰러작 ‘Caterpillar Dreaming’. 사진제공 포스코미술관
로나 펜서 나푸룰러작 ‘Caterpillar Dreaming’. 사진제공 포스코미술관
유럽인들이 호주에 본격적으로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그때까지 대륙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은 종교적, 의식(儀式)적 필요에 의해 그림을 그렸다. 성인식을 치른 부족원들 중 지도급에 속하는 인물만 전통적인 미술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색색가지 흙에 동물의 피와 기름, 꿀 등을 섞은 천연물감을 나뭇가지에 묻혀 바위나 동굴에 그림을 그렸다.

호주 원주민 미술은 백인 사회와 접촉하면서 1980년대부터 본격적인 상업미술로 거듭나게 된다. 2003년 7월 개최된 ‘소더비 원주민 미술품 경매’에선 560점의 출품작들이 모두 팔렸다.

주한 호주대사관과 포스코미술관이 주최하고 샘터화랑이 협찬해 30일∼2월20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미술관에서 열리는 ‘현대 호주 원주민 미술로의 초대’전은 호주 원주민 미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이색 기회.

호주내 원주민 주거지인 유토피아, 킨토르, 라자만누, 킴벌리, 앨리스 스프링스, 테난트 크릭, 티위 지역 원주민 마을의 현대 미술들이 소개된다. 12명의 작가가 출품한 45점의 그림들은 모두 캔버스 위에 그려졌다. 일부 작가는 전통적인 천연염료를 사용했으나 대부분은 아크릴릭을 썼다. 이들 중 미니 풀러, 도로시 나팡나디, 로나 펜서 나풀룰러, 미농에떼 자민, 테이트 콕스, 닥터 조지 자펄자리 등은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작가들.

올해 93세의 미니 풀러는 1999년 말 그림을 중심으로 호주 전국에 걸쳐 전시를 해 왔고 이미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도로시 나팡나디는 현대 호주미술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미국과 유럽에서 전시를 가져왔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샘터화랑 엄중구 대표는 “미니멀리즘적 요소를 강하게 띠고 있는 이 작품들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원시적이고 활력 있는 화면에 정신적 요소가 첨가된 데다 부족들이 서로 다른 양식의 작품들을 만들어내 그림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02-3457-1665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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