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로는 ‘마도의 향불’ 등 69권을 펴낸 방인근(1900∼1975), 시인으로는 ‘버리고 싶은 유산’ 등을 낸 조병화(1921∼2003), 평론가로는 ‘한국문학사’ 등 84종을 낸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68)가 각각 ‘다작왕(多作王)’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내용은 다음달 초 출간되는 ‘한국현대문학대사전’(서울대출판부)에서 밝혀진 것. 서울대 권영민 교수(56·국문학) 주도로 한국현대문학 연구자 100여명이 분담 집필한 ‘한국현대문학대사전’은 1896년 독립신문 창간 이후 2000년까지 주요작가 1000여명의 작품목록과 작품해설, 관련 평론 및 연구서 서지(書誌)를 정리한 책이다. 책 뒤에는 100여년간 출간된 소설, 시집, 희곡집, 비평서 등의 색인목록이 부록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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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편집자인 권 교수는 종합된 자료들을 통해 한국 현대문학의 양적인 성장과 변천을 보여주는 주요 기록들을 숫자로 뽑아냈다.
먼저 100여년 동안 1권 이상 문학관련 단행본을 출간한 문인은 5524명.
작품을 많이 창작한 소설가와 시인으로는 방인근 조병화에 이어 △소설=정을병(57권) 이병주(56권) 정비석(54권) 한승원(53권) 최인호(52권) △시=고은(44권) 황금찬(41권) 김남조(36권) 서정주(32권) 박두진(29권) △평론=이어령(63권) 조동일(48권) 전규태(42권) 권영민(33권) 김용직(24권) △희곡=유치진(12권) 하유상(9권) 오태석(8권) 차범석(8권) 이강백(6권) 등의 순이었다. 장르별 작가 출판통계에서는 문학전집에 속한 작품과 중복출판은 제외했으며 편저는 포함했다.
한편 1900∼2000년 문학관련 단행본 출판 현황은 △시집 8182종(1종 이상 출간한 시인 3062명) △소설집 7557종(〃 소설가 1928명) △평론집 및 연구서 1483종(〃 연구자 402명) △희곡집 310종(〃 극작가 132명)으로 나타났다. 시집이 소설집보다 수는 많지만, 시인과 소설가의 1인당 창작 양을 비교하면 시집은 시인 1인당 평균 2.67권, 소설은 소설가 1인당 평균 3.91권으로 소설가의 ‘생산성’이 앞섰다.
1900년 이후 10년 단위로 집계된 작품집 간행 현황(표 참조)은 80년대 이후 문학관련 출판물이 급격히 늘어난 것을 보여준다. 이는 △문예지들의 양적 증가 △문학의 대중적 기반 확대 △출판 여건의 호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특히 70년대 중반 이후 해직언론인 등이 출판계에 들어오면서 소위 ‘출판 혁명’이 이뤄졌다”며 “이를 기반으로 80년대부터 본격적인 단행본 시대가 열렸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이 사전은 평단과 학계에서 이뤄진 문학연구 성과를 종합한 한국현대문학 100년의 총결산”이라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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