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오행 건강학]생명력 강한 범띠… 덕 쌓으면 만인재상

  • 입력 2004년 1월 29일 17시 09분


대부분의 절 대웅전 뒤편에 있는 삼성각에는 범이 신선 곁에 한가로이 앉아 있는 그림이 있다.

백수의 제왕이 왜 세속의 욕망과 번뇌를 잊은 신선과 더불어 있는 것일까. 불교에서는 부처의 음성을 사자후(獅子吼)라 하는데 왜 진리를 설파하는 부처의 음성을 사자가 울부짖는 소리에 비유했을까.

신선과 부처는 깨달음을 얻어 마음에 걸림이 없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서로 같고, 범과 사자는 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백수의 제왕이란 의미에서 서로 다르지 않다.

그런 면에서 사자(獅子)라는 글자를 풀어보면 범띠 인(寅)이 담고 있는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사(獅)는 짐승을 뜻하는 개 견(犬)자와 스승 사(師)자가 합쳐진 말이고 자(子)는 존칭어다. 즉 범과 사자는 진리를 가르치는 스승이란 의미가 담긴 말이다.

하루에서 보면 인시(寅時·오전 3∼5시)는 태양이 어둠을 뚫고 불끈 솟아오르는 기운이다. 계절로 보면 초목이 싹을 틔우기 위해 껍질을 터뜨리는 음력 1월로, 봄이 시작되는 입춘의 기운을 머금고 있다. 방위는 북쪽의 끝이자 동쪽의 시작이다. 음양오행으로 말하자면 간과 담(쓸개)에 속하는 목(木)의 성질이다.

천지자연의 이치로는 만물의 씨앗을 가득 머금고 있던 우주의 자궁이 드디어 열리는 순간에 해당된다. 소우주인 인간으로 보면 모태에서 양수를 터뜨린 아이가 자궁 문을 열고 머리를 내미는 것과 같다. 또 무의식계에 도사리던 욕망이 끓어올라 그 욕망의 대상을 찾고자 하는 자신의 마음을 의식하는 찰나를 뜻한다.

그러므로 범띠는 생명력이 가장 왕성할뿐더러 용맹스럽다. 성질이 급하고 굽힐 줄 모르는 힘과 고집 그리고 자존심이 세다. 이른 봄의 기운이기 때문에 추위를 싫어하고, 세상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강력한 힘은 포악함으로 나타나기도 해서 목소리가 크고 자신을 해롭게 하는 사람을 증오하는 내성이 있다.

범띠 해의 음력 1월이나 2월의 이른 아침에 태어났다면 이런 성질이 더욱 분명해진다. 만약 범띠 해 음력 3월(용띠 진·辰)의 아침이나 늦은 밤에 태어났다면 범띠의 강력한 힘에 의해 평생 위장병을 앓을 수 있으며 심하면 위암에도 걸릴 수 있다. 음력 3월 중 범띠 날 오전 7∼9시에 태어났어도 역시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올해 원숭이해와 범띠는 상극관계에 있다. 범띠 또는 음력 1월(범띠 달)에 태어났거나 인시인 오전 3∼5시에 태어난 사람은 올해 외출이 잦고 활동력이 왕성한 대신 재난을 당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또 반대로 원숭이띠인 사람이 음력 1월, 오후 3∼7시에 태어났다면 올해 간과 담의 질병을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간과 담에 속하는 범띠의 속성(俗性)인 분노와 증오를 자제하고 낙천적으로 생각하며 식생활을 바르게 하면 피해 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범띠는 세상에 처음 나오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본성 또한 강하게 작용한다. 바탕이 어질기 때문에 본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재난이 미치지 못할 것이다. 하늘이 무위의 도를 펼치듯 만인을 계도하는 사람에게 범띠의 본성이 있음을 자주 발견한다.

범띠의 기질은 어질기도 하고 포악하기도 한 인간의 양면성을 잘 나타낸다. 기질이 강하면 포악해지고, 균형을 얻으면 덕망 높은 군자가 될 수 있다.

십이지신상 중 관세음보살이 사람 몸에 범(또는 사자)의 머리로 있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속세의 욕망을 탐하는 중생심(衆生心)을 겁내도록 하는 것이며 동시에 포악한 마음을 응징하는 의미가 있다. 이 뜻을 깊이 살펴 덕망을 쌓는다면 만인이 우러러보는 큰 인물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정경대 국제의명연구원 원장 www.imf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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