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7일 발매된 7집 ‘이슈(Issue)’에서 그는 두 가지를 화해시키려 했다. 서태지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 음반의 스타일을 ‘감성코어’라고 설명했다. 전에는 강렬하고 빈틈없는 하드코어 사운드를 쏟아냈으나, 이번에는 대중적인 멜로디에 주력했다는 것. 그는 변화의 이유를 단지 “언제나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며 “인기나 음반 판매에 구애받지 않은 지 오래”이라고 말했다.
12곡의 수록곡 중 짧은 연주곡을 제외한 ‘노래’는 7곡뿐이다.
서태지는 이번 음반을 관류하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로보트’를 꼽았다. ‘내가 아직 사람의 걸음마를 사랑하는 건 잃어버린 내 과거의 콤플렉스인가’와 같은 가사는 유년기의 추억과 순수함에 대한 아픈 그리움을 노래했다.
록 사운드는 여전히 강렬하나, 음악 산업을 비판한 ‘f.m business’를 제외하고 모든 수록곡들이 장조(長調)라서 경쾌하고 통일된 느낌을 준다. 실제로 대부분의 노래가 같은 4개의 코드에 대한 변주곡처럼 작곡됐다. 대신 어린 시절의 인연을 그리워하는 ‘10월 4일’에서는 여유있는 어쿠스틱 기타로, 세상 앞에 무릎꿇은 자기 모습을 어머니에게 고백하는 ‘0(Zero)’에서는 점점 부풀어오르는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변화를 준다.
비판의 칼날도 살아있다.
타이틀곡 ‘라이브 와이어(Live Wire)’는 ‘도대체 너희가 뭔데 내 자유에 내 마이크에 네 판단에 제재하는데’라며 억압을 부정하고 있다. 28일 MBC의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빅팀(Victim)’은 여성 차별의 부당함을 노래한다. ‘섹슈얼 어솔트(sexual assault·성폭행)’라는 후렴구를 경쾌한 멜로디에 실어서 오히려 섬뜩하다.
서태지의 새 음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음반기획사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초기 발매된 40만장이 다 나갔다”며 향후 판매를 낙관하고 있다.
한편 서태지는 29일 오후 7시반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미국의 하드코어 밴드 ‘콘’과 ‘피어팩토리’와 합동 공연을 가졌다. 그는 “콘은 메탈리카 이후 내게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준 밴드이며, 피어 팩토리의 과격한 보컬과 드러밍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2월 1, 3일은 같은 장소 오후 5시 자신이 발굴한 국내 밴드 ‘넬’과 ‘피아’와 함께 공연한다. 1544-1555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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