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른바 ‘새집 증후군’이 확산되면서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병의원에는 자신의 피부질환이 혹시 새집 증후군 때문이 아니냐는 문의도 폭주하고 있다. 의사들에 따르면 심지어 어떤 사람은 “집에 들어가기가 무섭다”며 공포감을 호소할 정도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환경부도 이달 중 서울을 비롯한 전국 8개 도시의 신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실내공기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새집 증후군은 신축 건물의 건축자재나 페인트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포름알데히드(HCHO) 등 화학물질이 사람에게 두통이나 알레르기 증세를 일으키는 일종의 생활 공해.
그러나 해결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 집에 들어가기 3일 전부터 높은 온도로 난방을 하고 환기를 시키면 휘발성물질의 상당부분이 외부로 배출된다. 게다가 이미 지어진 아파트나 일반 주택에서는 새집 증후군이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새집 증후군의 공포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초 한 방송사에서 이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내보내면서 극단적 사례를 인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의학자들의 설명이다.
새집 증후군 중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화학물질과민증(MCS)’이 이번 방송에서 인용된 아이의 사례와 비슷하다는 것.
MCS는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명명됐다. 화학물질의 냄새만 맡아도 구토나 두드러기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평생 격리돼 살아야 할 정도로 중증 질환이다.
한양대 의대 산업의학교실 김윤신 교수는 “MCS는 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극히 드문 질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내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는 있지만 현실을 지나치게 과장해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실내오염은 생활방식을 고치면 해결될 수 있다. 환기를 철저히 하고 세제나 방향제 등 화학물질을 가정 내에서 적게 사용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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