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과 관련한 이런 속설 때문에 윤달이 든 올해 관련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01년 4월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올해 윤달은 음력 2월에 들었다. 즉 음력 2월이 두 번인 셈으로 두 번째 음력 2월인 ‘윤2월’은 양력으로 3월 21일부터 4월 18일까지다. 윤달은 19년에 일곱 번 돌아온다.
윤달이 다가오면서 수의 제조업체는 문의 및 예약이 늘어나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서울 서초구 K수의사 대표는 “윤달이 한 달 이상 남아 아직은 평소보다 20% 정도 문의가 많은 편이지만 이달 말이면 예약자가 크게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예식장을 비롯한 결혼업체와 이삿짐센터 등은 사정이 다르다. 윤달에 결혼하거나 이사하면 손을 탄다는 속설 때문에 이때 예약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음력은 한달 평균이 29.5일로 한달이 30일 또는 31일인 태양력보다 짧아 음력으로 세다보면 역일(曆日)이 계절과 너무 어긋나 이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윤달이 고안됐다. 윤달 없이 17년이 흐르면 음력 5, 6월에 겨울이 온다.
한편 옛사람들은 윤달을 ‘썩은 달’이라고 해 이때는 하늘과 땅의 신이 사람을 감시하지 않기 때문에 불경스러운 행동을 해도 신의 벌을 피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이장(移葬)하거나 수의를 장만하는 등 평소에는 ‘부정 탄다’며 꺼리는 일을 몰아서 하는 풍습이 생겼다.
그러나 세시풍속 전문가들은 “옛날에는 윤달에 혼인 날짜를 잡거나 이사를 했다”며 “결혼이나 이사를 기피하는 풍습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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