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재삼씨는 드로잉이나 밑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숯덩이 목탄을 회화의 재료로 삼아 작업해왔다. 그가 그동안 주제로 삼아 왔던 인물이 아닌 자연을 소재로 한 개인전 ‘숲 너머’ 전을 연다. 전시장 두 벽면을 차지한 길이 8m의 대작 ‘저 너머’는 경주 부근의 조릿대 숲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나머지 10여점에선 개나리, 포도 등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을 소재로 다뤘다. 작가는 목탄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 “빛을 반사하는 것이 아니라 빨아들이는 성질 때문에 먹이 내는 검은 색보다 더 깊이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근경, 중경, 원경으로 입체감을 나타내는 서양 회화와 달리 이씨의 그림은 언뜻 평면적으로 보이지만 검은 색에서 우러난 깊이감으로 공간감이 살아난다. 29일까지 서울 갤러리 도올. 02-739-1405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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