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동백 필땐 흑산도 살으리랐다…'남해의 해금강' 홍도

안개속 바다와 섬은 흑산도의 명물 풍광 가운데 하나. 섬일주도로가 있어 육상 해상 일주투어를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전남 강진군의 다산초당에는 애틋한 사연이 있다. 당시 유배중이던 다산 정약용(1762∼1836)의 고초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맏형을 제외한 삼형제가 함께 당한 참화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1801년의 신유사옥. 천주교를 유교 기반 지배체제를 위협하는 사교로 몰며 이를 악용해 정치적 반대세력을 몰아낸 이 탄압에서 다산은 두 형과 함께 내몰린다. 독실한 신자인 정약종(1760∼1801)은 그해 참수형을 당하고 다산과 손암 정약전(1758∼1816)은 유배형을 받는다.

알다시피 강진에 유배된 다산은 만덕산 기슭의 초당을 얻어 지내다 귀향한다. 그러나 손암은 끝내 유배지인 흑산도에서 생을 마친다. 다산 초당 옆 강진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만덕산 기슭의 천일각. 그곳은 다산이 흑산도에 유배된 형을 그리워하며 눈물짓던 곳으로 이 사연을 알고 찾는 이에게는 형제의 애틋한 정이 느껴지는 유적이다.

흑산도. 전남 목포시에서 93km 떨어진 한반도 최서남단. 주변에 홍도 다물도 소흑산도(가거도) 영산도를 거느린 큰 섬이다. 목포와 흑산항간에 쾌속선이 하루 2회 오가는 섬에는 일주도로도 있어 흑산도 33경으로 대표되는 섬 관광을 육상과 해상에서 두루 즐긴다. 홍도는 예서 서쪽으로 22km 거리에 있다.

홍도는 ‘남해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바위섬. 두 섬이 가까이 있어 흑산도 관광의 부록처럼 따른다. 올봄 이 섬에 가거들랑 강진의 다산을 생각하며 손암의 유적도 찾아보자. 그가 살던 초옥 복성재(複性齋)와 섬 소년을 가르치던 사촌서당이 있다. 흑산도 근해의 수산생물을 조사해 꼼꼼히 기록한 손암의 ‘자산어보’는 이 복성재에서 집필됐다.

봄을 말하기에 좀 이른 겨울 막바지지만 달 바뀌는 3·1절 사흘 연휴(28일∼3월 1일)에는 흑산도 홍도에서 봄기운이 확연히 느껴질 듯도 하다. 이미 꽃망울 터뜨린 섬 동백이 이때쯤이면 빨간 꽃을 반쯤은 피울 터이니.

● 3·1절 연휴 홍도 흑산도 투어

철도청은 3·1절 연휴를 이용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오는 ‘홍도 흑산도 탐방 기차여행’(1박3일)을 마련했다. 출발(서울역 오후 11시50분)은 27, 28일 두 차례. 18만8000원. 판매 비타민여행사 02-736-9111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