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초등교 웬만하면 제 나이에 보내세요”

  • 입력 2004년 2월 15일 17시 39분


취학유예를 위해서는 학부모소견서나 의사진단서를 2월말까지 학교에 제출해 학교장의 인가를 받아야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취학유예를 위해서는 학부모소견서나 의사진단서를 2월말까지 학교에 제출해 학교장의 인가를 받아야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다음달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자녀들의 취학을 늦추려는 학부모들이 늘면서 소아과 의사들과 일선학교에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자녀를 2∼3년이나 유치원에 보내느니 일찍 초등학교에 입학시키자는 조기취학이 유행했으나 2000년대 들어 다른 아이들보다 어린 1∼2월생 자녀를 조금 더 준비시켜 입학시키자는 취학유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조기취학 어린이는 976명에 불과했으나 취학유예 어린이는 8300명이나 됐다. 올해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확산될 전망. 이에 따라 서울 전동초교는 1학년 학급수를 7학급에서 올해 6학급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 학교 조영근 교사는 “학부모들은 체격이 작은 자녀가 또래에게 위압감을 느끼거나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우려해 취학시기를 늦추려고 한다”며 “그러나 생일이 빠른 아이들도 잘 따라오므로 제때 입학시키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소아과 의사들은 “취학유예 신청은 학부모 소견서로 대체할 수 있는데도 학교장들이 의사진단서를 요구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하정훈소아과의 하 원장은 “의사진단서는 엄연히 법정문서이고 질병이나 문제가 있을 때 발급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는 아이라도 취학이 적당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학부모가 학교와 면담을 통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