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 전통의 중국 ‘피잉시(皮影戱)’ 그림자극에 쓰이는 인형은 하나 만드는 데 4개월 정도가 걸린다. 당나귀 소 양 등의 가죽을 수 십 차례 무두질해 투명하게 만든 뒤 섬세하게 채색을 하고 오동나무 기름을 발라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종이처럼 얇은 이 인형은 빛이 통과하기 때문에 흰색 스크린 뒤에서 인형을 조작하면서 빛을 비추면 컬러 그림자 극이 탄생하는 것. 천연색 숲을 배경으로 80개의 인형들이 목 어깨 무릎 손목 다리 관절은 물론 눈동자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갑자기 인형이 연기 속에 사라졌다 나타나고 불꽃이 번쩍이는 등 다양한 시각효과를 연출할 수 있어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서유기’는 1988년 일본에서 처음 공연돼 지금까지 200만명의 관객이 관람한 화제작. 이번 공연에서는 KBS ‘날아라 슈퍼보드’ 성우팀이 더빙을 맡았다.
만 4세 이상 입장 가. 29일까지 화∼금 3시, 주말 2시 4시.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2만∼2만5000원. 02-766-6684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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