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석탑서 통일신라유물 발견

  • 입력 2004년 2월 18일 18시 57분


미륵사지석탑 2층 옥개받침석에서 나온 소호 조각 2편 중 하나.  -사진제공 국립문화재연구소
미륵사지석탑 2층 옥개받침석에서 나온 소호 조각 2편 중 하나. -사진제공 국립문화재연구소
해체보수작업이 진행 중인 전북 익산시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 내부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호(小壺·작은항아리 형태의 사리함) 조각 두 편과 고려시대의 기와조각, 조선시대 상평통보 한 닢이 한꺼번에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지난해 6월 26일 석탑의 2층 옥개받침석을 해체하던 중 내부 심주석(心柱石) 부근 같은 층위에서 시대가 다른 세 유물을 함께 발견했다고 18일 발표했다.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두 편의 소호 조각 중 한 편에는 ‘대백사봉성(大佰士奉聖)’ 또는 ‘대황봉성(大황奉聖)’으로 읽히는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다. 대백사(大佰士)로 해석할 경우 관직이나 인물, 지명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국사학계에 알려진 명칭은 아니다. 명문이 당(唐)의 서체가 수용된 이후의 필법이라는 점에서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와조각에는 ‘연우사년정사(延祐四年丁巳)’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연우(延祐)는 중국 원나라 때의 연호란 점에서 고려 충숙왕 4년(1317년)의 것으로 추정된다. 동전은 앞면에 상평통보(常平通寶), 뒷면에는 ‘平, 天, 八’이라고 새겨져 있다. 크기가 작은 점에 비춰 정조 2년(1778년) 이후의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측은 “발견된 유물의 연대차가 큰 점으로 미루어 각각 다른 시대에 외부에서 집어넣은 것 같다”고 밝혔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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