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성에서 발굴된 1500여점의 고구려 유물 또한 갈 곳을 찾지 못해 서울대박물관에 옮겨져 있다. 순흥의 고구려 벽화고분과 고양의 고봉산 일대, 단양의 온달성 등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고구려 유적의 홀대는 역사 해석에 따른 남북한의 주도권 대결과 깊은 관련이 있다. 북한이 고구려의 계승자임을 자처하며 역사적 정통성을 내세우자 남한은 이에 맞서 한반도 최초의 통일왕조인 신라를 앞세워 한반도의 주도권을 강조해 왔다. 또 영남정권이 장기 집권하면서 신라 유물 발굴 및 보존에 주력해 왔고 호남 및 충청 세력이 연대해 백제 유적 개발에 나섰으나 고구려 유적은 챙겨주는 이 없이 방치와 곁방살이를 면치 못했다. 고구려 관련 연구와 전공 학자들의 수 또한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중국이 국가적 목표를 갖고 고구려 유적의 대대적 발굴 및 보존에 나선 마당에 국내 고구려 유적들을 이처럼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이를 위한 재원 마련과 가시적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남한 전체의 고구려 유물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고구려 전문 박물관 건립 또한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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