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방송위, “오락프로, 외모지상주의 그만 부추겨라”

  • 입력 2004년 2월 22일 17시 41분


‘몸짱’ 열풍에 편승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방송위원회로부터 지적받은 KBS2 ‘비타민’의 ‘도전! 몸짱 만들기’ 코너. 사진제공 KBS
‘몸짱’ 열풍에 편승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방송위원회로부터 지적받은 KBS2 ‘비타민’의 ‘도전! 몸짱 만들기’ 코너. 사진제공 KBS
지상파 방송들이 ‘몸짱’ ‘얼짱’ 열풍에 편승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방송위원회 산하 보도교양제1위원회(위원장 남승자)와 연예오락제1위원회(위원장 황정태)는 최근 이런 프로그램들에 주의를 촉구하는 권고문을 보내기로 결의했다. 방송위는 9일부터 7일간 KBS 2 ‘비타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등 8개 프로그램을 중점 심의했다.

KBS2 오락프로그램 ‘비타민’(일 밤 10시) 중 ‘몸짱 아줌마’ 정다연씨가 나오는 ‘도전! 몸짱 만들기’ 코너는 몸짱만이 건강인 것처럼 시청자들을 오도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1일 첫 방영한 이 프로그램은 15일 방송에서 주부들이 “살찐 뒤부터 남편이 밤마다 날 멀리 한다” “뚱뚱해서 창피하다”고 말하는 부분을 방영함으로써 살에 대한 죄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디가 ‘qhdk1213’인 시청자는 인터넷 게시판에 “통통한 게 죄인 것처럼 말하는 것을 듣고 거부감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일 오후 5시) 중 ‘비둘기 합창단’ 코너는 15일 여성의 외모를 ‘깜찍이’와 ‘끔찍이’로 차별했다. 특히 특정 외모에 대해서는 “얼굴 다음이 바로 몸통이네. 목이 없네” 등으로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다른 코너인 ‘단무지 브라더스’에서는 몸이 뚱뚱한 여자를 ‘몸꽝’이라며 비하했다. 이 코너는 “얼굴만 예쁘면 다 용서된다던데?” “그러니까 너는 절대로 용서가 안 된다는 거야”는 대화를 그대로 내보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겼다.

방송위는 “방송 뉴스나 시사정보 프로그램들도 ‘몸짱’ ‘얼짱’ 등의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날씬한 몸매가 곧 건강이라는 왜곡된 상식을 전달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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