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고 피아노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피아노를 산 주부 이지나씨(32)의 말이다.
“중고품이요? 찝찝해서 못 사죠. 내 친구들도 절대 이용하지 않아요.” 회사원 이선희씨(31)의 반응이다.
경기불황으로 중고품 판매점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중고품 사용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이처럼 두 부류다. 실제로 물건을 사는 사람도 파는 곳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중고품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중고품 전문 매장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도 중고품을 파는 시대다. 업체들은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해 업체 보증을 내걸고 있다. 어디에 가면 좋은 중고품을 살 수 있는지, 살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백화점 중고 피아노 불티=백화점 중고품은 해당 업체와 백화점의 신뢰도가 높아 잘 팔린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이달 들어 영창, 삼익피아노 중고품을 130만∼200만원에 팔고 있다. 행사 3주일 만에 50대가 팔렸으며 이달 말까지는 70대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경백화점 구로점은 단 3일 만에 30대가 팔렸다.
김규태 현대백화점 주임은 “새 학기를 맞아 자녀에게 피아노를 사주려는 부모들로 붐빈다”고 말했다.
▽수입 명품은 청담동 일대에서=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길 건너편 청담동 일대에는 루이뷔통 샤넬 등 중고 수입 명품을 사고파는 중고 전문 매장이 늘어서 있다. 경기 한파로 많은 가게가 문을 닫지만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중고품을 파는 매장은 크게 늘고 있다.
청담동 ‘오뜨’ 매장의 이상민 사장은 “최근에는 수입 명품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며 “하루에 10여명이 물건을 팔거나 사려고 문의한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진폭이 활황기였던 2002년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 일대 매장에서 인기 있는 품목은 10만원대의 가방, 구두, 시계 등. 이 정도 가격대면 ‘혹시 속더라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명품 가격은 생산 연도에 따라, 팔았던 시기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라 적절한 가격을 잡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 등을 통해 원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가는 게 좋다.
물론 업체에서는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들일 때 보증카드를 확인하고 자체 감정도 한다. 그래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가게 보증’을 받아 두면 좋다. 많은 경우 원금을 보상해 주기 때문.
▽생활용품은 중고 전문 가게로=생활가전 용품을 전문으로 파는 중고 가게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성내동과 송파구 석촌동 문정동에서 생활가구, 가전, 사무용 가구, 레포츠 용품 중고 매장을 열고 있는 리사이클시티는 매장당 하루 10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 한정규 총무과장은 “가전제품은 3∼12개월 애프터서비스해 주고 필요하면 현금을 돌려주는 ‘중고품 보증서’를 준다”고 말했다. 서울 암사동 등에 매장이 있는 하드오프는 오디오, 카스테레오, 골프용품, 악기, 플레이스테이션2 같은 고가의 마니아 용품을 주로 모아서 판다. 안국동의 아름다운 가게는 시민들에게 중고 가전제품 등을 기증받아 팔고 수익금을 자선활동에 쓴다. 코엑스 전시장의 Aza플리마켓에서는 구두 액세서리 인테리어 용품 등 외제 중고품을 판다.
중고품 전문 가게들 | ||
가게 | 파는 물건 | 연락처 |
오뜨 | 루이뷔통 샤넬 등 수입명품 | 02-542-3266, www.haute3.com |
캐시캐시 | 〃 | 02-541-6627 |
로데오몰 | 〃 | 02-552-8288 |
리사이클시티 | 장롱 화장대 등 생활가구, 가전 등 | 1588-8425 |
하드오프 | 오디오 카스테레오 등 마니아용품 | 1588-8420 |
아름다운가게 | 중고가전제품 등 | 02-730-1014∼5 |
AZa플리마켓 | 구두 액세서리 골동품 등 외제전문 | 02-562-3325 |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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